美 증시 상승을 발판삼아 반등을 시도하던 증시가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국제유가의 동향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와 마찬가지로 국내 증시도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오르는 쪽보다 내리는 쪽의 여력이 더 크다는 점에서 오히려 '일보전진 이보후퇴'쪽이 가깝다.

외부 환경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는 등 좀처럼 분위기 반전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상황이어서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내리기는 쉬운 반면 오르기는 어려운 현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현대증권은 현재 국면을 "사면초가에 마치 상처받은 쥐가 고양이의 거센 공격으로 궁지에 몰린 격"이라고 비유했다.

다음주인 22일로 예정된 사우디의 증산 결정 여부와 25일 美 연준의 금리결정 및 인플레 대응 방향 제시가 증시 판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

그 이전까지는 주식시장이 추가 조정압력에 시달리며 1700선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다음주 나름대로 중량감 있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의미있는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당분간 FOMC 이외의 다른 지표들로 시장의 관심이 분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금리동결을 거의 확신하는 분위기인데 중요한 것은 인플레에 대한 발언 수위 등 발표문의 내용이라고 지적.

일단 성장보다는 인플레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긴축 가능성이 고조되더라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과도한 시장 충격은 방어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이 오른 것보다 더 크게 빠지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좋지 못하다고 해서 겁을 먹을 필요까진 없다"고 조언했다.

정말 겁을 내야 할 시점은 다음주 FOMC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는 의외의 결과가 도출되고 증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이후가 될 것이라고 판단.

중국 증시 하락이라는 또다른 악재가 더해지고는 있지만 중국 증시의 약세도 인플레이션이라는 공통 함수가 걸쳐져 있다는 점에서 다음주 FOMC가 글로벌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봐다.

그 전까지 지나치게 보수적인 대응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

한편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내부적으로 꼬인 수급은 주가 하락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 기관의 매수 여력이 높아지고 있어 조만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 발표가 기관의 매수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

매수차익잔고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수급의 물꼬를 틔어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악재들이 아직은 우려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각은 불필요하다고 지적.

지금까지의 낙폭으로 리스크 요인들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는만큼 투심 악화에 따른 하락에 추격 매도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실적에 근거한 종목별 접근은 여전히 효력이 있다면서 실적 모멘텀과 낙폭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권고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