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원장은 18일 "새정부가 기업경영권 방어책 강화를 경제 아젠다 중 하나로 선정하고 있는데 이는 자유시장경제체제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 원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 연차총회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업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것은 성과를 통해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특정 주주의 권리를 다른 주주보다 강하게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같은 장 원장의 비판은 새정부들어 외국 헤지펀드 등의 무차별적 국내 기업 경영권 공략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포이즌 필'이나 '황금 낙하산' 등의 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데 따른 비판으로 해석되고 있다.

장 원장은 "새 정부가 특정 주주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경영권 방어책을 도입했을 경우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정확히 따져보지 않은데서 이러한 정책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영권은 정부가 아닌 주주들의 평가를 통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거 상법개정과 관련해 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하느냐 1년으로 하느냐가 문제가 됐었는데 선진국은 거의 1년으로 하고 있다"면서 "이는 경영진들이 매년 성과를 통해 재신임을 받게하려는 것이고 이 것이 바로 시장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 원장은 "새정부가 공기업 수장들을 갈아치우면서 임기를 1년으로 정하려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공기업은 매년 평가를 하면서 실제 소수 지분을 가지고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재벌들을 보호하려 하는 것은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장 원장은 끝으로 "시장에서 '장하성 펀드'에 대한 성과를 두고 성급한 결론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최근 '장하성 펀드'에 투자한 세계 최대 연금기금인 미국의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 연금)도 성급한 성과요구가 아닌 10년을 지켜보겠다는 의견을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