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는 피인수 기업들조차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자기 자금을 들이지 않고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해 기업을 인수하는 '무자본 M&A'는 과거와 달리 시장에서 통하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같은 대주주가 경영권을 매각한 이니시스이니텍은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니시스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엿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이니텍은 5.32% 내려 엿새 만에 하락 반전했다.

이니텍을 인수한 리노스도 3.44% 떨어졌다.

특히 이니시스를 인수한 외국계 사모펀드인 비씨스캐피털마스터펀드는 이니텍을 인수한 리노스의 주요 주주이기도 해 이 같은 상반된 주가 흐름은 M&A테마가 더 이상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니시스와 이니텍 모두 매각가격이 높았지만 실적이 상대적으로 우량한 이니시스로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니시스는 올 1분기 매출 251억원에 영업이익 15억원을 올린 데 반해 이니텍은 매출 24억원에 영업이익 1900만원으로 부진했다.

큐리어스에 인수된 엔케이바이오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지만 개인에게 경영권이 팔린 PW제네틱스세계투어는 M&A 이후 되레 고전하고 있다.

M&A 컨설팅업체인 ACPC 남강욱 부사장은 "최근 상장사 간 M&A가 늘면서 무자본 M&A처럼 인수 업체가 상당한 준비를 하지 않은 경우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사례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이젠 투자자들이 M&A 바람에 무작정 편승하지 않고 냉정하게 옥석을 가리고 있다는 얘기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