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수출항인 부산항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컨테이너 화물의 75%를 처리하는 부산항의 일부 컨테이너 전용부두 장치율(야적률)은 100%를 넘어섰다.

특히 주요 컨테이너 부두에서 화물을 제때 싣지 못해 선적이 취소되는 화물 비율이 20∼30%를 기록,수출화물 운송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이 2~3일만 지속되면 부산항은 화물 하역과 선적이 불가능한 '부두 기능 상실' 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오후 5시 부산 북항 감만부두의 평균 장치율은 95%.화물을 야적장에 넣고 빼기가 힘들 정도다.

감만부두에 있는 터미널 중 한진과 세방이 사용하는 컨테이너 터미널인 감만 BICT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기준 2만1874개인 화물 야적 능력(장치 능력)보다 398개 많은 2만2272개의 컨테이너가 야적장을 가득 메웠다.

장치율은 무려 101.8%로 더 이상 컨테이너 하역 및 반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수도권의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시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ICD)의 기능도 3일째 올스톱 상태다.

이날 의왕ICD에서 정상적으로 운행에 나선 차량은 겨우 14대.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코레일로지스 소속 차량 10대와 기지 운용사가 소유한 직영차 4대가 고작이다.

이는 토요일인 전날(47대)의 30% 수준이다.

평일 상시 운영 차량인 497대의 2% 수준에 불과하다.

트럭으로 운반하는 육송 반출량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28TEU로 평소 일요일 평균 87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대)에 비해 68%나 감소했다.

평택항 화물 운송량도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기아자동차 등 수출입 관련 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평택항만청에 따르면 13일부터 이틀간 평택항에서 반출된 컨테이너의 양은 154TEU,161TEU에 지나지 않았다.

15일에는 운송 차량이 두 대에 불과했다.

호남의 주요 물류 운송 통로인 광양항과 군산항의 상황도 악화일로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방해에 '생계형 파업'에 대한 비조합원들의 자발적 참여도 늘어 운송률은 평균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광양항의 처리 물동량은 9.7%로 개항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물류 방해 행위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5일 술에 취한 채 운행 중인 컨테이너 차량을 가로막고 소주병을 던져 차량을 파손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화물연대 조합원 천모씨(4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재철/오진우/부산=김태현/광양=최성국

/인천=김인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