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정보란 남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달라야 한다.

흔히 인터넷상에서 얻은 정보를 믿고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 큰 돈을 벌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떤 정보든 한 번 인터넷에 오르면 그 즉시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질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외환위기 당시 모 대기업 회장이 연말연시에 계열사를 방문하면서 느닷없이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종업원들에게 물었다.

워낙 유명한 일화이기 때문에 재계에 조금만 몸담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쉽게 기억이 날 것이다.

당시 대기업 회장의 질문에 대답한 종업원들은 두 부류로 나뉘었다.

한 부류는 평상시 경제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로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있게 말했다고 한다.

"전망기관들이 성장률을 지난해 몇 %에서 올해는 몇 %로 전망한 것으로 봐서 올해 경기는 이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대답한 것.

반면 평상시 경제에 대한 관심이나 주식 투자보다는 자기 자신의 일에만 매달려온 종업원들은 이 질문을 받자마자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의기소침해 한동안 곰곰 생각하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답했다.

고객들의 성향 등에 대해 철저하게 데이터베이스(DB)를 해놓을 만큼 자기 자신의 일을 체계적이고 열정적으로 해온 사람들은 여러 가지 사례를 들며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대답했다고 한다.

대기업 회장 입장에서 종업원들에게 경기에 대해 질문하는 이유는 종업원들의 경제지식을 알아보기 위해서나 당혹스럽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후자처럼 자기 자신의 일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그런 질문을 한다.

바로 돈을 벌기 위해 필요한 경기를 보는 안목도 남과 다르게 경기를 파악하는 후자의 정보가 더 유용하다.

전망기관들이 발표한 전망치를 토대로 경기를 보면 외형상으로는 그럴 듯하고 그것을 토대로 대답하는 것이 유식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전망기관들의 전망치는 발표나자마자 모든 매스컴을 통해 대부분 사람들에게 퍼져 나간다.

이에 따라 이들 정보를 이용해 재테크를 한다면 평균 수준 이상의 큰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은 줄어든다.

재테크에 필요한 경제 안목은 경제학자들이 보는 전문적인 지식과 계량기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일을 경기와 연관시켜 애착을 갖고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얻어진다.

슈퍼 리치들이 남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것도 자기 자신의 일과 관련해 경기를 보는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처럼 슈퍼 자본주의 시대에서는 자기 직장에서 애착을 갖고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부자가 되는 지름길인 동시에 재테크를 잘 할 수 있는 길이지 않나 생각한다.

<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겸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