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국제유가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자 투자자들이 위험을 피하는 보수적인 자세로 바뀌고 있다.

변동성이 큰 주식형 펀드 대신 원금보장성이 강한 ELS(주가연계증권)나 주가 변동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보험형 펀드 등이 인기를 끄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시장이 전반적으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원금만은 지키자'는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점차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LS 발행 러시

'널뛰기場' 원금보장 상품 인기…ELS 발행 月3兆육박
12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던 ELS 발행액은 지난 4월 사상 최대인 2조9195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5월에도 2조7709억원에 달했다.

이달에도 증가세가 가파르다.

ELS시장 점유율 1위인 대우증권은 지난 10일까지 2000억원,2위인 우리투자증권은 1600억원어치를 각각 발행했다.

증권업체 전체로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연기금 중 한 곳이 3500억원을 일시에 ELS에 투자하는 등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전체 발행 규모는 4월보다 많은 3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김재홍 대우증권 ELS 운용부장은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자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10~12%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원금보장형ELS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변종기 우리투자증권 에쿼티파생영업팀 차장은 "5월 이후 ELS가 목표로 했던 수익률이 달성돼 조기 상환율이 50%대로 올라선 것도 발행 규모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조기상환 시기를 맞은 우리투자증권의 ELS 중 50개(51.75%)가 연 12.38%의 수익률로 조기상환됐다.

또 ELS를 편입해 운용하는 ELF(주가연계펀드) 역시 지난 5월 신규로 92개 펀드,1조2135억원이 설정돼 1월(62개 펀드,5149억원)에 비해 2배가량 급증했다.

◆원금보전 펀드들도 인기

주가 등락에 상관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수가 하락해도 원금손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보험형펀드의 경우 올 1월 말 1조1003억원이던 설정액이 5월 말에는 1조7483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장중립형 펀드도 1월 7291억원에서 5월 8822억원으로 늘었다.

이달 첫주 국내 주식형펀드의 하루 평균 유입액이 293억원으로 1월(1206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대표는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이 오히려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가가 일정 구간 이하로만 빠지지 않으면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6.12%이지만 절대수익추구형펀드는 2.33%로 이를 훨씬 웃돈다.

이 밖에 부동산 펀드도 수익률이 돋보인다.

부동산 개발자금을 빌려주고 대출 이자로 수익을 내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대출형 펀드의 경우 지난 9일 기준 1년 수익률은 7.89%,2년은 16.2%로 비교적 높다.

서정환/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