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금액이 저축성 은행예금 규모를 추월했다.

주식시장의 활황과 간접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국민들의 자본축적 수단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

9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펀드수탁액은 360조4840억원으로 지난 3월 말 저축성 은행예금(정기예금+정기적금) 340조4730억원보다 20조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성은행예금이 올 들어 3월 말까지 약 9조원 가까이 증가하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펀드수탁액이 사실상 저축성 은행예금 규모를 추월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펀드수탁액이 저축성은행예금 규모를 넘어선 것은 국내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2004년 적립식펀드 열풍을 시작으로 펀드시장이 고속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펀드수탁액은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만 62조7980억원 증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펀드와 증권투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금융자산에서 주식 및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반면 은행예금의 비중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7년 말 가계금융자산에서 주식 펀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33.6%나 됐다.

이는 5년 전인 2002년의 22.6%에 비해 11%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반면 은행예금은 5년 전 54.3%에서 2007년 말에 42.9%까지 줄었다.

김태완/백광엽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