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 가서 식사를 할 때 흔히들 '손님이 많은 식당'을 찾게 된다. 손님이 많다는 건 웬만큼의 맛도 보장된다는 생각 때문.

이 같은 법칙은 낯선 재테크의 세계에서도 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대투증권은 9일 "국내주식형 설정액 증가 과정에서 대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으며, 1년 이상 장기 성과의 경우 대형펀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전했다.

우선 국내주식형 설정액 증가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특정펀드 또는 대형펀드로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제로인이 제공하는 전체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기준에 따르면, 1조원 이상 펀드는 16개였으며 이들의 총설정액은 35조원에 달했고, 5000억~1조원 미만 펀드는 12개로 8조원의 설정액을 차지했다. 반면 50억 미만 펀드수는 전체 중 56%를 차지하고 있지만 설정액은 1% 미만으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자금은 소수의 대형펀드로 집중됐지만, 다수를 차지하는 펀드들은 설정액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수의 대형펀드들은 장기 수익률에 있어서 설정액 규모가 낮은 여타의 펀드들에 비해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또한 강세장에서 대형펀드가 소형펀드보다 지수대비 더욱 큰 초과수익을 보였다.

5월 19일 기준으로 대형펀드들의 1개월 수익률은 1조원 이상이 4.62%, 5000억원~1조원 펀드는 5.59%로 코스피 수익률인 6.40%를 다소 하회했으며, 중형펀드의 수익률과도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1년 수익률에서는 격차가 제법 큰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피 수익률이 16.94%에 그친 반면, 1조원 이상 펀드는 25.89%, 5000억원~1조원 펀드는 23.17%에 달했다. 중형펀드들의 수익률은 20% 초반에 그쳤으며, 소형펀드들은 17.58~21.06%에 불과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대형펀드는 풍부한 운용자금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데 비해 소형펀드의 경우 시장에 탄력적인 대응 및 틈새 시장을 노리는 특징이 있다"면서 "펀드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펀드의 운용스타일 및 전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