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 전(前) 미국 대통령을 저격했던 존 힝클리의 외박기간 연장을 둘러싸고 그를 수용하고 있는 정신병원과 검찰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힝클리가 지난 1981년 저격사건을 저지른 이후 줄곧 수용돼 있는 세인트엘리자베스 정신병원은 지난 달 28일 연방법원에 힝클리의 외박기간을 현재 6일에서 9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 측은 이와 함께 힝클리에게 어머니와 머물면서 자원봉사를 할 기회를 주는 한편 그가 운전면허를 받아 법원이 지명한 사람이 동승한 상태에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줄 것도 요청했다.

하지만 연방검찰은 힝클리의 태도가 폭력 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지난 4일 병원 측 요청에 대한 거부 의견을 법원에 냈다.

검찰은 힝클리가 여러 명의 여성과 관계를 맺어온 점, 그리고 레이건 암살 시도 직전에 직접 작곡했던 노래 '무법자의 발라드'(The Ballad of the Outlaw)를 최근 녹음한 점을 외박기간 연장 거부 의견에 적시했다.

이에 대해 힝클리의 변호인단은 6일 검찰의 의견에 대응 변론을 신청, 모친 집 방문이 허용된 뒤 힝클리가 단 한 건의 불상사 없이 외박을 다녀왔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또 힝클리가 온전하고 안정적인 회복 상태에 있으며 모친 집 방문기간 정신이상 증세가 재발할 위험 요소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올해로 52세인 힝클리는 2005년 처음으로 정신병원 소재지인 워싱턴 D.C.를 벗어나 차로 약 3시간 떨어진 버지니아 주(州) 윌리엄스버그 소재 가족이 사는 집 방문을 허가받았었다.

힝클리는 레이건 전 대통령을 저격했을 당시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암살을 시도했다고 주장했으며 정신이상이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워싱턴 AP=연합뉴스)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