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등 향상 … 부작용.비용부담 개선해야

2000년 이전에 쓰인 항암제는 주로 암세포가 분열기에 접어들 때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항암제는 융단폭격하듯 전신에 무차별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성장 분열하는 세포가 들어있는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고 극심한 오심(구역질과 신물이 나는 증상)과 구토를 유발했다.

하지만 2001년 노바티스가 '마법의 탄환'으로 불리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을 내놓은 이후 항암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신개념 항암제는 크게 항체항암제와 표적치료제로 나뉜다.

항체항암제의 대표격인 단클론항체(mono clonal antibody:mab)는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해 암세포를 포식하거나 용해시킨다.

이 때문에 성분명 말미에 'mab'이란 어미를 붙인다.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여러 부위가 항원성을 띠어 암세포를 동물체에 주사하면 혈액 속에서 다양한 항체도 같이 생기게 된다.

게다가 항체를 만드는 동물의 종류나 혈액 채취 시기가 다르면 항체 조성도 달라진다.

이럴 경우 암을 공격하는 항체의 전열이 흐뜨러진다.

따라서 한 종류의 암 항원만 공격할 수 있도록 조작을 하고 자체적인 세포 증식 능력도 갖춘 B임파구 세포를 통해 단클론항체를 다량으로 얻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분자생물학 차원에서 암을 유발하는 신호전달체계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바이오마커)을 억제하는 화합물이다.

'억제한다'(inhibit)는 의미에서 약물 성분명 끝에 'nib' 어미를 붙인다.

하나의 바이오마커만 억제하면 단일표적 항암제,여러개의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억제하면 다중표적 항암제라고 한다.

글리벡이 대표적인 단일표적 항암제이고 수텐,넥사바 등 최근의 항암제 상당수는 다중표적 항암제다.

일반적으로 다중표적 항암제는 다양한 바이오마커에 영항을 미침으로 단일표적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많다.

예컨대 넥사바의 경우 암세포가 자체적으로 새로운 혈관을 주위 정상 세포로 뻗어 증식하는 것을 억제하는데 여러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억제하다 보니 상처가 잘 나고 한번 난 상처는 잘 아물지 않는 부작용이 있다.

이들 신개념 항암제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글리벡의 경우 복용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의 90%가 5년 이상 장기 생존하지만 10%는 내성이 생겨 사망한다.

암세포가 생존하기 위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내성이 나타나는 것.이 때문에 BMS제약의 스프라이셀(다사티닙)처럼 글리벡에 내성이 생길 때 대체할 수 있는 약들이 끊임없이 나와야 한다.

항체 항암제는 단독으로 효과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대부분 기존 항암제와 병용 투여해야 한다.

또 말기,전이성 또는 재발성인 암이나 기존 항암제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에 처방되는데 이는 수명을 몇 개월 정도 연장시키는 효과에 그친다.

이에 대해 의사들은 살아있다는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며 연명 기간에 통증을 덜 느끼고 여생을 정리할 시간을 부여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약 개발 주기가 짧아지고 경쟁 신약이 늘어나면서 신약 개발 리스크 비용이 약값에 전가돼 신약 가격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에겐 부담이 큰 문제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