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혁신적인 에너지 혁명이 이뤄지기 위해선 탄소배출권 가격이 현재의 4배 수준인 t당 200달러까지 올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를 인용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이려면 현재 유럽에서 t당 43달러 정도에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200달러 수준까지 높아져야 한다"고 보도했다.

탄소 배출에 따른 비용이 커질수록 기업들은 공해가 없는 수소차 개발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나카 나부오 IEA 사무총장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선 생산 방식 및 에너지 사용 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5년 개최된 기후변화 G8(선진 8개국) 정상회담 결의에 따라 최근 완성된 IEA 보고서는 "앞으로 40년 동안 45조달러를 투입해 에너지 기술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통해 매년 32개 원자력발전소와 1만7500개 풍력발전소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억대의 연료 전지 및 수소차가 운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막대한 기술 개발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친환경 자동차들이 상업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탄소배출권 가격이 t당 최소한 200달러는 돼야 한다는 게 IEA의 분석이다.

IEA는 보고서에서 "현재의 기술 수준에 비춰 볼 때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자동차를 실용화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최악의 경우 탄소배출권 가격이 t당 5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