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8일 고유가 극복 종합대책에서 근로자와 자영업자에게 유가 환급금을 1인당 연간 최대 24만원을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유류비 증가 부담의 절반 정도는 덜게 됐다.

또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월 2만원 수준을 지급하며 연탄보조 대상도 차상위 가구까지 늘리기로 하는 등 단기적 부담경감대책에 모두 8조4천3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금을 돌려주는 것(Tax Rebate)은 우리나라에서 사상 처음으로 단행되는 특단의 대책으로 정부가 지금까지 보였던 소극적인 대처와 대비된다.

다만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환급금은 1년만 지급하고 유류세 인하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7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에 검토하기로 했다.

두바이유는 7일 기준 배럴당 122.7달러이며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올해 하반기 평균 가격을 120달러로 전망하고 있어 사실상 유류세 인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10월부터 근로자.자영업자 1천380만명에 환급

정부는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득세 환급을 통해 1인당 연간 최대 24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지급대상은 근로자와 자영업자 모두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근무하거나 사업을 영위한 경우로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지난해 소득을 기준으로 요건이 결정된다.

근로자의 경우 보수총액에서 비과세 근로소득을 제외한 금액으로 각종 공제를 차감하기 전 금액인 총급여가 3천만원 이하는 24만원, 3천만~3천600만원은 3개 구간으로 나눠 18만원(3천만~3천200만원), 12만원(3천200만~3천400만원), 6만원(3천400만~3천600만원원)을 각각 받는다.

총급여 3천만원 이하는 전체 근로자의 72%까지인 900만명, 3천만~3천600만원은 72~78%인 80만명으로 추산되며 지급대상이 아닌 3천600만원 이상인 근로자는 275만명이다.

정부가 산정한 지급액 24만원은 유가상승에 따른 유류비 부담 증가분(48만원)의 50%에 달한다.

이는 소득을 5분위로 나눴을 때 1~3분위에 해당하는 중.저소득층의 월 교통비 증가액 4만원의 50%로 계산한 것이다.

환급금 지급은 원천징수의무자(근로자가 속한 회사)를 통해 일괄 신청하면 국세청에서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6개월 단위로 2차례 지급하되 희망하는 경우 매월 지급한다.

자영업자의 지급대상은 종합소득금액 2천400만원 이하로 이중 2천만원 이하(자영업자의 85%, 390만명)는 24만원, 2천만~2천400만원(10만명)은 각각 18만원(2천만~2천130만원), 12만원(2천130만~2천260만원), 6만원(2천260만~2천400만원) 등으로 나눠 각각 지급한다.

지급금액 산정기준은 근로자와 같고 6개월 단위로 국세청에 개별적으로 신청하면 국세청에서 지급한다.

환급금은 근로자의 경우 올해 하반기분을 9월에 신청하면 10월에 지급받고 내년 상반기 분은 3월에 신청해 4월에 지급받는다.

자영업자는 올해 하반기분은 11월에 신청해 12월에 지급받고 내년 상반기분은 5월에 신청해 6월에 받게 된다.

유가 환급금은 가구별이 아닌 인별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가족수와 과세미달 여부와 관계없이 요건에 해당되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도 소득요건에 따라 각각 지급받을 수 있으며 면세점 이하로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근로자와 자영업자도 24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이밖에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이 모두 있는 경우에는 종합소득금액 기준으로 판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총급여가 3천만원이라도 사업소득금액이 1천만원이 있다면 종합소득금액은 근로소득(총급여에서 근로소득공제를 차감한 금액) 1천775만원에 사업소득 1천만원을 더한 2천775만원이기 때문에 종합소득 2천400만원이 넘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환급 대상은 모두 1천380만명이며 지급금액은 근로자 2조2천800억원, 자영업자 8천600억원 등 모두 3조1천400억원에 이른다.

◇저소득층 유가 보조금 지급.연탄보조 확대

정부는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86만 가구)를 대상으로 월 2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이는 소득 1분위 계층의 광열.교통비 증가액 월 4만원의 50% 수준이다.

또 차상위계층 중 중증장애인(3만가구)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수준의 유가 보조금을 지급키로 해 이들에 대한 유가보조금은 2천136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등유와 LPG 프로판, 취사.난방용 LNG 등 저소득층의 난방용 에어지에 대해 탄력세율(30% 인하)을 적용해 1천1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저소득층의 연탄구입시 가격 인상만큼 쿠폰을 지급하는 보조사업은 기존의 기초생활가구에서 차상위가구까지 확대키로 했으며 올해 46억원, 내년 45억원 등 모두 91억원을 지급키로 했다.

전기.가스요금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상반기에 요금을 올리지 않아 발생한 누적적자를 정부가 50% 지원해 급격한 요금상승을 막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상반기 동결에 따른 연료비 손실보전으로 정부도 하반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농어민의 유가 환급금은 현행 유류세 면세제도를 유지하면서 경유를 기준으로 ℓ당 1천800원 이상 오른 금액의 50%를 지원하되 환급금은 ℓ당 183원(버스.화물차에 대한 추가 지급액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농어민 유가 환급금은 유가 수준에 따라 바뀌며 정부는 최대 4천6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번 대책에서 근로자.자영업자 유가환급금과 사업용 차량 유가 환급금, 서소득층 부담 경감, 공공요금 안정 지원 등 단기적 부담경감 대책에 지원되는 규모는 모두 8조3천350억원에 이른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