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각국간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슈퍼 리치들이 재테크 기법으로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를 다시 활용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특히 일본의 와타나베 아줌마들이 이 기법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본래 캐리 트레이드는 증권브로커가 차입한 자금으로 주식과 같은 유가증권의 투자를 늘리는 행위를 말한다.

이때 투자한 유가증권의 수익률이 차입금리보다 높을 경우 포지티브 캐리(positive carry)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를 네거티브 캐리(negative carry)라고 한다.

또 차입한 통화에 따라 엔-캐리 트레이드와 달러-캐리 트레이드로 구별된다.

캐리 트레이드의 이론적 근거는 환율을 감안한 국제 간 '자금이동설(m=rd-(re+e),m:자금 유입 규모,rd:투자대상국 수익률,re:차입국 금리,e: 환율변동분)'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투자 대상국의 수익률이 환율을 감안한 차입국 금리보다 높을 경우 차입국 통화로 표시된 자금을 차입해 투자 대상국의 유가증권에 투자하게 된다.

투자 대상국과 자금 차입국 간의 금리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캐리 트레이드는 반드시 레버리지(증거금 대비 총투자 가능 금액 비율) 투자와 결부된다는 점이다.

어떤 국가에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될 때마다 레버리지 투자로 자금이 증폭돼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 자산거품이 쉽게 발생하고 투자 대상국의 경제를 어렵게 한다.

반대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이탈될 경우 디레버리지(투자원금 회수) 현상까지 겹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신용경색(credit crunch)이 일어나고 투자 대상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한다.

대표적인 예로 작년 10월 이후 최근까지 세계경제와 글로벌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 이후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

당시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와 선진국 간의 달러 가치 부양을 위한 역(逆)플라자 합의 이후 '제로' 수준에 가까운 일본 금리와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국내 기업들이 엔화 자금을 많이 활용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를 중심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다시 유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한국과 일본 간의 금리차가 4.5%포인트에 달하는 데다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원·엔 환율이 하락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도 엔화를 빌려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하반기 이후 대내외 재테크 시장이 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겸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