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직장인 박지정씨(39ㆍ성남시 분당구)는 최근 출근시간을 1시간가량 앞당겼다.

서울 직장까지 버스ㆍ전철로 출근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올초만 해도 한 달 기름값이 30만원이면 됐는데 지난달엔 45만원이나 들어 자가용 출퇴근을 포기했다"고 푸념했다.

#2.주부 이숙연씨(37ㆍ서울 묵동)는 자녀 사교육비 때문에 초긴축 상태다.

영어학원ㆍ피아노학원을 다니는 초등학교 4학년 딸(11)의 학원비가 종전 월 19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랐고,어린 아들(3)을 놀이방에 맡기는 비용은 25만원에서 32만원으로 뛰었기 때문.이씨는 "작년 220만원이던 식비,공과금 등 한 달 생활비가 요즘 260만원으로 늘었는데 남편 월급만 그대로"라고 한숨을 쉬었다.

◆월급 빼고 다 올라

국제 곡물ㆍ원자재값 상승으로 촉발된 물가 폭탄이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먹거리에 이어 각종 공산품과 개인 서비스요금까지 들먹거리는 양상이다.

서울 시내 대중목욕탕 입욕료가 올초 5000원에서 최근 5500~6000원으로 올랐고,미용실(프랜차이즈 업소 기준) 파마비는 평균 6만원에서 7만원으로 약 1만원 뛰었다.

지난 2,3월 한 차례 인상 러시를 이뤘던 가공식품 가격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GS마트에서 롯데 돼지바는 지난달 20일부터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랐고 △풀무원 평양왕만두(700g)는 5880원→6350원 △크라운 콘칩은 2000원→2500원으로 올려 팔고 있다.

월급은 한 푼도 안 올랐는데 생활비 지출은 집집마다 20~30%씩 늘었다고 아우성이다.

게다가 상반기에 동결한 공공요금도 경유ㆍLPG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 인상 압력이 거셀 전망이다.

서민ㆍ중산층 가정마다 이제 덜 먹고,안 쓰고,아끼는 데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아우성이다.

◆삼겹살이 수입쇠고기 1.5배

대형마트에서 지난 1월 말 1400원이던 삼겹살(100g) 가격이 요즘 2050원으로 46%나 치솟았다.

호주산 쇠고기(양지ㆍ100g)가 1350원인 데 비해 1.5배 수준이다.

식당들은 삼겹살 1인분을 1000원씩 올렸고 일부 지역에선 1인분에 1만원을 받기도 한다.

'그냥 삼겹살이나 먹자'는 말은 옛말이 됐다.

밀가루,옥수수,치즈 등의 가격이 뛰면서 외식업체들마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곳이 없다.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는 지난달부터 대표 제품인 '빅맥'을 2900원에서 3200원으로 올렸다.

버거킹,롯데리아도 세트메뉴 가격을 200~300원씩 올렸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미국 본사가 가격 인상을 요구해 와 판매가를 올려 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피자헛도 피자 제품을 일제히 1000원씩 올려 팔고 있다.

'치즈바이트 더블 바비큐'는 패밀리 사이즈가 3만1900원,미디엄이 2만5900원이다.


◆가계부 주름 깊게 하는 사교육비

가계에 가장 주름살을 드리우는 것은 사교육비 오름세다.

특목고 준비반 학원비가 월 40만원대에서 일제히 50만원대로 올랐다.

학원들은 단과반 학원비를 5만원 정도 올리면서 교재 값을 올리는 식으로 편법 인상도 단행하고 있다.

영어유치원은 한 달 100만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구립 놀이방도 지난해 18만2000원에서 올 3월부터 18만8000원으로 인상됐다.

3개월마다 내는 교재비는 올해부터 2만5000원으로 분기당 1만원씩 올랐다.

장성호/이상은/안상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