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 증권사가 '흑자'를 내는 신기록을 세우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한 데 따른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정기 주주총회 결과를 공시한 17개 증권사의 2007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은 5181억원으로 전년(3456억원)보다 49.9% 증가했다.

이 중 우리투자 미래에셋 동양종금 키움 동부 SK증권 등 6개사는 사상 최대 배당을 결의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주당 배당금(이하 보통주 기준)을 작년 750원에서 1100원으로 올려 배당금 총액이 1144억원에서 1674억원으로 46%나 뛰었다.

미래에셋증권도 주당 배당금을 작년 500원에서 1000원으로 2배로 올리면서 배당금 총액은 185억원에서 399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밖에 동양종금과 SK증권도 주당 배당금을 각각 작년 100원,10원에서 올해는 150원,15원으로 50%씩 상향 조정했다.

대신과 한화증권은 2000년(1999회계연도) 이후 8년 만에 최대 배당을 지급했다.

대신과 한화증권은 주당 1250원,200원을 지급한다.

또 부국과 한양증권은 작년 850원,600원에서 1000원,750원으로 150원씩 주당배당금을 올렸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고배당에 나선 것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올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외국계 14개사를 포함한 국내 54개 증권사 전체 순이익은 4조4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70.3%나 증가했다.

국내 40개사는 사상 처음으로 모두 흑자를 내는 초유의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고배당에 대해선 M&A(인수합병)를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확충이 최우선 과제인 데다 최근 수수료 경쟁 심화로 인해 올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권사들의 근시안적 배당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거둔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의 이익보다는 성장을 위한 투자가 회사나 주주 모두에게 중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