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외홀딩스에 181억원을 받고 경영권을 넘겼다고 밝힌 쓰리쎄븐이 이중 플레이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외제약의 지주회사인 중외홀딩스(대표 이경하)는 바이오벤처기업인 크레아젠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쓰리쎄븐 주식 200만주를 주당 9050원, 총 18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공시했다.

하지만 자산양수도 신고서에는 단서조항이 붙어있다.

"매도인(쓰리쎄븐)들은 본 계약 체결 다음날(6월 까지 매도인들 중 김상묵이 주식회사 테드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 나무인쿠르딩과 체결된 2008년 4년 29일자 주식매매계약을 적법, 유효하게 해제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종료시켜야 한다"는 것.

쓰리쎄븐은 지난달 29일 나무인쿠르딩, 테드인베스트먼트, 권승식 등에게 총 200만주를 160억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즉 쓰리쎄븐은 한달 사이에 뒷거래를 통해 20억원의 '웃돈'을 주고 팔아넘긴 셈이다.

이에 대해 당시 인수계약건을 중계하고 인수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던 권승식씨는 "우리(나무인쿠르딩, 테드인베스트먼트 포함)도 오늘 기사를 보고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면서 "대기업에 팔아넘길 속셈이었으면서 한 마디의 얘기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권씨는 "이런 일(중외홀딩스에 매각)이 터졌는데 설명은 커녕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 이상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절차를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를 비롯한 나무인쿠르딩, 테드인베스트먼트 등은 지난달 계약체결후 쓰리쎄븐에 대한 실사도 이미 마쳤으며, 향후 사업전개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작업도 진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외홀딩스측은 이러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외홀딩스 관계자는 "크레아젠의 배용수 대표를 통해 듣기로는 계약금과 위약금까지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인수진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만약 계약이 파기됐다면 공시를 통해 설명했을 것"이라며 "쓰리쎄븐의 인수건을 알고 있고, 계약파기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인수를 진행해온 대기업(중외홀딩스)의 윤리의식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