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7년에는 세계 12위 '부자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2007년의 15위에서 3단계 상승한 순위다.

부자의 비율이 2007년 100명당 1.3명에서 2017년엔 5.5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는 최근 '진화하는 부'라는 부제가 붙은 '세계 부자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내다봤다.

보고서는 "세계의 부자 지형도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선진국 대신 개도국이 부자들의 요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7년엔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 현 선진국들을 제치고 부자 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이들 국가에 더이상 '이머징 마켓'이나 '개발 도상국'이란 이름은 걸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경제성장률 등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가계 부 지수'(Household Wealth Index)를 통해 100만달러(약 10억원) 이상의 자산(금융자산과 부동산 포함)을 보유한 각국 부자들의 숫자를 분석,전망했다.

◆G7에서 G12로

2007년 말 기준으로 100만명 이상의 부자(자산 100만달러 이상)를 보유한 국가는 모두 7개국으로 조사됐다.

미국(1665만8000명)과 영국(406만8000명),일본(359만6000명),프랑스(300만4000명),이탈리아(276만8000명),독일(238만1000명),캐나다(108만6000명) 등의 순이다.

하지만 10년 후 5개국이 추가돼 G7에서 G12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페인 네덜란드 호주 대만 한국 등이 새로운 주인공들이다.

한국의 부자는 2007년 43만3000명에서 2017년엔 105만3000명으로 증가,세계 12위의 부자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국의 순위는 31위에서 23위로, 러시아는 32위에서 19위로 상승할 것으로 점쳐졌다.

40위권 밖에 밀려나 있는 브라질과 인도도 2017년엔 각각 16위와 22위의 부자 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졌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부자 비중이 높은 곳은 홍콩으로 인구 100명당 26.4명이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싱가포르(23.3명) 스위스(22.3) 등의 순이었다.

한국의 부자 집중도는 100명당 2.4명으로 26위에 올랐다.

2017년엔 싱가포르(40.7명)가 홍콩(39.4명)을 제치고 부자 집중도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집중도는 100명당 5.5명으로 높아지지만 순위는 26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머징 마켓에 부의 기회가 몰린다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부의 기회가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완화로 시장이 개방되고 M&A(인수·합병) IPO(기업공개) 등을 통해 자본시장이 열기를 더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부를 축적할 기회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부의 절대 규모가 늘어나면서 상류층에 집중됐던 부가 흘러 넘쳐 중류층으로 흘러드는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주가의 가파른 성장도 부자들을 양산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의 주가지수 상승률은 2004년 10%에서 2007년엔 16%로 가속화됐다.

이 기간 중 러시아의 상승률은 49%에서 66%로,인도는 60%에서 69%로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주가지수 상승은 걸음마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다만 유망 이머징마켓이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올바른 투자처에 장기 투자하는 동시에 분산 투자 등을 통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투자자들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