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수입 고시] 수입업체 분주…유통업체 신중
수입업체 "LA갈비 내달 하순 들어와"
유통업체 "불신 가라앉아야 판매할 것"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조건이 29일 고시됨에 따라 국내 50여개 쇠고기 수입업체들이 본격적인 수입 채비에 나섰다.

다음 달 하순 수입을 목표로 미국 거래처에 이메일 주문서를 발송하고 있다.

다음 달 수입물량은 2003년 광우병 파동 이전의 절반 수준인 6000t 정도로 추산된다.

또 부산 용인 등 냉동창고에 보관 중인 미국산 살코기 5300여t은 검역을 거쳐 내주 중 시중에 풀릴 전망이다.

그러나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들은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아직까지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수입업체들 잰걸음

수입업체들은 정부 고시를 사실상 수입 재개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박봉수 하이푸드 사장은 "그동안 고시 발표가 지연돼 손을 놓고 있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며 "우선 시식용으로 5~10t 정도를 다음 주 중 주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 수입업체인 필봉프라임,한중푸드 등이 다음 달 각각 2000t가량을 들여오고 네르프가 200t 안팎을 수입할 예정이다.

중소 수입업체들을 포함한 다음 달 총 수입물량은 6000t 정도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기 전인 2002년 월 평균 수입량 1만t의 60% 선이다.

수요가 많은 LA갈비가 주력 제품이며 쇠고기 구이 전문점,중소 도매상,소형 정육점 등에 판매된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인기가 높은 LA갈비를 절반 이상 수입하고 나머지는 등심 등 구이용 부위를 들여올 것"이라며 "내장 꼬리 사골 등 부산물은 당장 수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검역 중단 조치로 부산 용인 등의 냉동창고에 발이 묶인 미국산 쇠고기 5300여t은 다음 달 2일 고시 발효 이후 3~4일가량 검역을 거쳐 5일께부터 시중에 유통된다.

전량 뼈 없는 냉동육으로 정육점과 소형 마트를 대상으로 판매 계획이 이미 세워진 상태다.

또 다른 수입업계 관계자는 "LA갈비가 들어오는 다음 달 하순이면 반대 여론도 진정돼 판매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형 마트 내부 검토,시기는 미정

대형 마트들은 아직까지 미국산 쇠고기 판매 여부와 시기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론 추이,조달 계획,가격 책정 등에 대해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식품은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공감대가 형성돼야 판매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마트들이 쇠고기 판매에 공동 보조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롯데마트가 뼈없는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뒤 시민단체들이 매장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형 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 재개 최대 변수는 여론이 꼽힌다.

신규 수입물량이 들어오는 다음 달 말께 여론이 개선되면 일부 대형 마트에서 발빠르게 미국산 쇠고기를 매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서두를 이유가 없는 백화점은 추석 이후 판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수/장성호/최진석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