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부회장 "향후 5년간 포트폴리오 재조정"

LG전자가 '글로벌 톱3'에 들지 못하는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3~4년 내에 82개 해외 거점의 법인장 중 30%가량을 외국인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익성 제고와 글로벌화를 목표로 LG전자의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키워드로 사업 재편

남 부회장은 "향후 5년간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계획"이라며 "ROIC(투하 자본 대비 수익률)와 현금 흐름을 기준으로 확대할 사업과 축소할 사업을 구분한 뒤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매각하거나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 철수 여부를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은 '글로벌 톱3'에 들지 못하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생산 아웃소싱도 확대한다.

남 부회장은 "PC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품들의 생산을 점진적으로 다른 기업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에너지,환경,헬스케어,웰빙 등 신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그는 "신사업이 수익성이 있는지와 관련된 검토 작업은 지난해에 마무리됐다"며 "점진적으로 신사업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글로벌 톱3' 못하는 사업 손 뗀다
◆GE 가전부문 인수에 관심 표명


미국 GE의 가전사업 매각과 관련,남 부회장은 "GE의 가전사업 매각은 전 세계 가전시장의 구조를 바꾸고 LG전자의 실적에도 굉장히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나 조건이 맞을 경우 GE의 가전사업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 부회장은 그동안 LG전자가 인수.합병(M&A)에 무관심했다는 지적에 대해 "LG전자처럼 큰 기업이 두 자릿수의 성장을 하려면 M&A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M&A를 통한 성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세계 우수인력 스카우트


LG전자는 영국인을 최고인사책임자(CHO)로 영입한 것을 계기로 해외법인장의 30%를 외국인으로 교체하는 등 인적 자원의 글로벌화 작업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남 부회장은 "경쟁사인 노키아는 중국 법인장을 중국인으로 임명할 만큼 글로벌화가 잘 돼 있다"며 "인재전쟁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추고 전 세계에서 우수한 인력을 스카우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인력 재배치 작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남 부회장은 "PC 사업부에 소속된 연구.개발(R&D) 인력을 업무가 비슷한 스마트폰 사업부로 옮기는 등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기 시작했다"며 "남아돌게 될 생산직 인력은 재교육을 시킨 후 협력업체에 파견하는 컨설턴트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예산 4억달러 증액

남 부회장은 "LG전자가 '최고 수준의 마케팅 역랑을 갖춘 세계적인 마케팅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마케팅과 관련된 투자를 늘리겠다"며 "우선 올해 마케팅 예산을 지난해보다 4억달러가량 늘려잡았다"고 밝혔다.

'마케팅 드라이브 정책'을 펴는 이유에 대해서는 "휴대폰 등 소비자의 욕구 변화가 민감한 제품들의 수명은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며 "세련되게 고객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익히지 못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과 P&G,도요타,3M 등이 마케팅을 잘하는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