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들의 가격인하 경쟁으로 국제 전화요금이 국내 휴대폰 요금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원으로 가입한 경우 미국으로 거는 전화요금은 10초당 18~20원까지 낮아졌다.

그동안 국제전화에 많이 적용돼온 'KT 001 표준 요금'과 비교하면 60~70%가량 내린 수준이다.

인터넷 전화로 국제통화를 하면 10초당 4~8원(분당 22~50원)까지 뚝 떨어진다.

통신업체들의 치열한 국제전화 요금인하 경쟁은 법정 공방으로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요금 체계를 비교해 광고로 실은 경쟁업체에 대해 '부적절한 내용'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거나 '광고를 실어선 안 된다'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국제전화 반값 할인 경쟁


LG데이콤이 최근 내놓은 '002 모바일 스페셜'은 기존의 국제전화 요금에 비해 60%가량 싸다.

1분당 통화료가 미국 126원, 중국.일본 258원, 영국 300원이다.

국제전화 대표 상품인 'KT 001 표준 요금'과 비교하면 미국은 55%,일본은 60%,중국과 영국은 약 70% 저렴하다.

낮은 가격에 힘입어 선보인 지 2개월 만에 1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SK텔링크의 '00700 멤버3'도 분당 요금이 미국 125원,중국 298원,일본 255원,영국 305원으로 60~70% 싸다.

LG데이콤과 SK텔링크의 국제전화 상품은 모두 미국 통화료가 10초당 21원에 불과, 국내 휴대폰 통화와의 차이가 사실상 사라졌다.

별다른 부담 없이 회원에만 가입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매달 일정액을 내는 방식으로 국제전화 요금을 깎아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KT는 'KT 001 표준 요금'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자 월 1만원을 부담하면 100분 무료통화(분당 100원에 주요 국가와 통화하는 효과)를 제공하는 '001통큰 스페셜'을 내놓았다.

온세텔레콤은 월 1000원을 내면 국제전화 요금을 분당 최저 98원(10초당 16.3원)까지 할인해 주는 '00365슬림'을 선보였다.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면 휴대폰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국제전화를 쓸 수 있다.

스카이프는 분당 22원(10초당 4원), LG데이콤은 분당 50원을 국제전화 요금으로 책정하고 있다.

스카이프는 월 1만원에 세계 34개국으로 무제한 통화할 수 있는 파격적인 상품까지 내놓았다.


◆경쟁가열로 법정소송 잇달아


요금이 싼 인터넷 전화가 출현하면서 국제전화 업계의 전체 매출은 2006년 8745억원에서 2007년 8285억원으로 5.3% 감소했다.

매출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마케팅이나 광고를 둘러싼 관련 업계의 법정 분쟁도 잇따르고 있다.

온세텔레콤은 최근 TV광고에 자사 요금이 SK텔링크 요금에 비해 더 싸다는 문구를 넣었다.

LG데이콤은 자사 가입자에게 매월 SK텔링크의 요금에 비해 얼마나 할인받았는지를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까지 내놓았다.

휴대폰으로 국제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SK텔레콤 가입자들이 국제전화로 많이 쓰는 SK텔링크(00700)를 공동의 표적으로 삼은 셈이다.

이에 대해 SK텔링크는 법적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LG데이콤을 상대로 표시광고 지침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에 제소했고 법원에 광고를 싣지 못하게 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냈다.

LG데이콤이 자신들의 값싼 요금제 상품을 SK텔링크의 비싼 표준 요금과 비교한 것은 부당 광고라는 것이 SK텔링크의 주장이다.

반면 LG데이콤은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요금제 가입자에게 보내는 문자메시지인 만큼 표시 광고가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