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이후 1조원 가까이 순매수해 미니 '바이코리아'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던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변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시장 전체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많이 오른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정리하고 있다며 매도 기조로 전환된 것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은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운수장비 철강금속 업종을 중심으로 197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사흘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4500억원을 넘었다.

주가지수선물시장에서도 매도에 주력했다.

외국인은 이날 665계약을 순매도해 최근 사흘간 모두 5580계약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전날에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인해 시장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프로그램 차익 매물까지 쏟아져 지수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뚫고 강하게 치고 올라갈 만한 계기가 부족한 가운데 외국인이 크게 오른 종목에 대해서는 일단 수익을 챙기고 보자는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진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은 2580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던 지난 19~20일에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던 전기전자 업종만 5500억원어치를 팔았다"며 "전기전자를 빼면 다른 업종은 사들였던 셈이어서 시장 전체보다는 특정 업종과 종목에 대한 비중 축소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외국인 매도는 외국인 매매에서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는 엔·달러 환율이 그동안 반등하다가 최근 정점을 찍고 다시 하락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엔·달러 환율이 하락할 때는 통상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앞으로 공격적으로 매도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 연구위원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그다지 강하지 않아 추세적 매도로 보긴 이르다"면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기보다는 미국 증시를 따라 '사자'와 '팔자'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