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원내대표 후보로 단독 출마,사실상 확정된 홍준표 의원은 21일 기자와 만나 "당 정책위원회를 섀도캐비닛(예비내각)화해 정책위에서 장관 후보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야당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느닷없이 내놓는 히든카드 없이 여당의 패를 다 보여주고 협상할 것"이라며 '홍준표식 협상'을 밝혔다.

―당 정책위를 섀도캐비닛으로 만들려는 이유는.

"우선 능력 있는 재선 이상의 의원을 법사,통일외교,건교,산자,교육 등으로 나눠진 총 6개 정책조정위원장 자리에 앉히고 그 밑에 전문성 있는 초선 의원 2∼3명을 각각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초선이 맡아왔던 정조위원장직을 대폭 강화해 트레이닝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국정을 조율하고 경험한 정조위원장을 입각시키면 현안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인재풀이 만들어지는 셈이다.정부로서는 검증을 둘러싼 인사 파동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당ㆍ정ㆍ청 간 정책 엇박자도 나지 않게 된다."

―출마선언에서 당의 사전예측 기능과 사후통제 기능을 강조한 적 있는데.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사전예측 기능은 정책의 대국민 파급력을 감안해 발표내용 등을 당에서 사전에 정지하겠다는 의미다.

오는 30일부터 원내대표 임기에 들어가는데 26일부터 행정 각 부처로부터 1년 정도의 정책 로드맵을 미리 받아서 당이 정무적으로 판단,부작용을 예측하겠다.

발표를 취소시킬 것은 취소시키고, 발표 시점이나 정책이행 속도도 조정하겠다.사후통제 기능은 당에서 장관에 책임을 묻겠다는 얘기다."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다.그래야 한나라당이 안정적인 40%의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다.

복당 문제는 이런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고 본다.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을 먼저 받아들이되 친박연대 당선자들은 선별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차명정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이명박,박근혜 등의 이름을 빌려 자신의 정치적 지위를 강조하거나 높이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대야 협상이 꼬일 대로 꼬였는데.

"강요하기보다 사전에 여당의 모든 패와 야당의 모든 패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식으로 협상하겠다.

모든 현안을 야당에 미리 설명하는 미국식 모델을 도입할 생각이다."

김홍열/노경목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