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파고 속에 해외 식량기지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러시아 연해주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식량기지 후보지로 연해주를 지목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이 지역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연해주가 주목받는 것은 당장 이용 가능한 농지나 초지가 257만ha에 달한다는 점이다.

매년 쌀 20만t，옥수수 보리 콩 200만t,건조목초 80만t을 거둬들일 수 있는 영농 잠재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한국과 가까워 운송비용이 낮고 인건비가 저렴하며 1만명 이상 고려인이 거주해 문화적 친밀성도 높다.

반면 도로 수로 등 인프라는 낙후돼 있어 한국의 자본，영농기술，판매능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연해주에선 한국 영농기업들이 제주도 넓이의 3배에 이르는 총 51만2000㏊ 규모의 50개 농장을 확보(32개)했거나 협상 중(18개)이다.

이 중 종교단체 대순진리회가 운영하는 영농기업 아그로상생은 13만ha의 농지를 확보，벼 콩 등을 재배하고 있다.

최근 연해주 돼지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난 것도 아그로상생이 축산업에 진출한 때문이란 분석이다.

연해주에서 재배되는 콩은 GMO(유전자변형 농산물)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식품회사들도 관심이 크다.

1980년대부터 미국，멕시코 등지에서 알로에농장을 운영해온 유니베라(옛 남양알로에)도 연해주 2140ha 부지를 임대해 쌀 옥수수 등 곡물과 가시오가피，황금，에크네시아 등 특수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생산된 농산물을 대부분 미국으로 수출한다.

박기원 KOTRA 블라디보스토크무역관 차장은 "최근 현대중공업 대상 등 대기업은 물론 개인사업자들까지 연해주 농지 실사에 나서고 있다"며 "일부 과열조짐도 있어 임차료 상승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국제농업개발원에 따르면 외국인도 현지에 영농회사(최저자본금 5000달러)를 설립하면 현지인과 차별 없이 3000~2만3000ha의 대형 농장을 50년간 임차할 수 있다.

임차 기간 중 권리를 남에게 팔 수 있고，이를 담보로 영농자금과 농기계，면세유 등을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지원받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2년 이상 적절한 용도로 사용하지 않으면 임차권이 회수되는 등 엄격하게 관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