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5.17∼25.일본 도쿄)에서 연일 승전보를 올리고 있는 여자배구팀이 남모르게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

17일과 18일 푸에르토리코와 태국을 꺾고 2승을 거두긴 했지만 김연경, 황연주, 한송이, 정대영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대거 빠진 게 가장 타격이 크다.

18일 경기(한국 3-2승)에서도 주포 한유미가 무릎을 다쳐 태국이 12명을 모두 투입하며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바람에 한 때 역전패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더 아쉬운 건 응원 부족이다.

개최국 일본이 경기장인 도쿄체육관을 가득 메운 1만 명 홈 만원 관중 앞에서 힘을 내고 있는 반면, 한국은 경기 때마다 10여 명도 안 되는 응원단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한배구협회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 여행사와 손잡고 응원단 모집 캠페인을 벌였지만 호응하는 이들이 적어 무산됐다.

도로공사 박주점 감독 등이 일본에 간 게 고작이다.

17일 푸에르토리코전 때에는 일본인들이 한국 관중석을 채웠다.

한국에 전지훈련을 오곤 하는 일본 여자 배구팀 `히타치 사와' 선수들이 정규리그 후 휴식기간을 이용해 경기장을 찾았고,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한일 배구 교류'라는 웹 카페를 운영할 정도로 한국 배구 열혈 팬인 사이타 쓰요시(43)씨도 딸 모모(4)양 과 함께 한국팀의 선전을 응원했다.

사이타씨는 지난 1월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아시아 예선 재경기 때만 해도 도쿄 요요기체육관에서 한국인 2천 명이 원정 응원을 하더니 이번엔 아무도 없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20일 전화통화에서 "응원석에 한국인들이 없는 게 아쉽다.

핸드볼도 응원하러 일본에 오면서 왜 배구만 그런 일이 없는지 신기하다"며 "한국에선 배구가 핸드볼보다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