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 가입한 환헷지 상품이 헷지는 커녕 수출 중소기업의 독이 됐습니다. 애써 벌어들인 이익을 내줄 수 밖에 없는 수출 중소기업들의 사연을 연사숙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특수장비를 수출하는 수산중공업의 김상인 사장은 환헷지 상품을 가입할 당시만 생각하면 잠을 못이룰 지경입니다. 환율이 갑자기 뛰면서 지난해 말 계약한 옵션상품에서만 1분기 자기자본의 8%에 해당하는 35억원의 손실이 났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사태는 설명하지 않고, 오히려 환율하락시 최적의 상품인냥 해서 가입했다. 지금 보면 환 방지가 아니라 오히려 해를 끼치는 상품이다." 김 사장이 가입한 것은 주거래은행으로 부터 권유받은 KIKO 옵션상품. 환율이 일정한 범위내에서 움직일 경우엔 미리 정한 고정환율로 약정액만큼 달러를 팔 수 있어 위험을 줄일 수 있으나 환율이 정한 범위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약정액의 두배로 달러를 팔아야하는데, 이러한 위험을 잘 모르고 가입해 손실이 난 것입니다. 대표적인 투기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은행은 이에 대한 위험고지를 하지 않았고, 이로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기업이 떠안게 됐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중도 해지도 안되고, 주거래은행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에게 35억원은 회사의 존폐를 가름하는 일입니다. 종업원들이 허리띠를 졸라 만든 이익을 금융기관이 탈취해 속은 것 같아 배신감마저 듭니다." 또 다른 사례는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입니다. 쓰레기 등을 재활용해 원료를 수출하는 용인수지 이병무 사장은 환율이 오르며 보험을 해지하려 했지만 근거가 없다며 거절당했습니다. "3회 방문으로 해지를 요구했으나 한국수출보험공사는 해지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혹 떼려다 더 붙여서 죽을 지경입니다." 환변동보험은 계약환율 이하로 내려갈 경우 공사로부터 보전을 받지만 환율이 올라갈 경우 환수금을 납부해야 하는 구조인데, 지난해 중도 해지제를 도입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같은 실태조사를 마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계약조건 제소 등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KIKO상품의 불공정성을 감안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계약으로 제소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환헷지 피해기업의 모임을 구성해 집단소송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이미 2조원을 넘어 상반기 5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입니다. (S-촬영: 변성식, 편집: 허효은) 수출로 인한 이익은 고스란히 은행권의 몫이 됐습니다. WOW-TV NEWS 연사숙입니다. 연사숙기자 sa-soo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