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부잣집 보령그룹이 2세 경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자매들 간 지분 교통정리 작업을 일단락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은선 보령그룹 부회장은 보령메디앙스 지분 14.2%를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부사장에게 주당 3790원에 신고대량매매를 통해 매각했다.

보령그룹 창업주 김승호 회장은 딸만 넷을 뒀는데 장녀 김은선 부회장과 막내 김은정 부사장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거래로 김 부사장은 보령메디앙스의 2대주주로 올라서 회사 내에 영향력을 높이게 됐다.

김 부사장은 그동안 보령의 2대주주(지분 15.0%)였지만 보령메디앙스의 지분은 없었다.

이는 지난달 보령제약 지분 변동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4월 말께 차녀 김은희씨와 김은정 부사장은 각각 보령제약 보유지분 5.18%를 보령에 넘겼다.

보령은 보령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로 김은선 부회장이 45.0%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회장은 보령제약 지분 0.14%만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김은선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보령제약에 대한 장악력을 한층 강화하고 김은정 부사장은 보령메디앙스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준 셈이다.

보령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 이동은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김은선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김승호 회장이 은퇴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