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것은 도시 건물,떠오른 것은 보험시장의 잠재력.'

중국을 강타한 대지진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회자되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 중국 대지진 피해가 최대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파손 건물의 보험 가입액은 전체 피해 예상 규모의 5%(10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보험당국의 조사를 인용,보도했다.

2005년 8월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입은 피해액 1200억달러 중 절반가량이 보험으로 커버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 자산운용의 장링 매니저는 "중국의 열악한 보험 환경을 나타내는 동시에 미개척지인 중국 보험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인 KPMG에 따르면 중국 1,2위 생보사인 중궈런서우(차이나라이프)와 핑안보험 가입자 수는 중국의 13억 인구 중 4%에 그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전체 가구 중 생명보험 가입 비율은 77%에 달한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2.9%로 세계 49위에 머물고 있다.

서유럽의 9%,미국의 7.6%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신용평가사인 피치 홍콩법인의 스탠리 샤이는 "중국 건물들의 재해보험 가입률이 낮아 이번 지진으로 인한 중국 보험사의 피해는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 지진은 보험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자연재해 보험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정부와 민간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보상하는 보험 체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미국의 AIG와 캐나다의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등 외국계 보험사들의 중국 공략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 한국 보험사들도 중국에 상륙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