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금융지주, 자산운용 子회사 별도 분리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종합 금융투자회사로 발전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국내 업계로선 처음으로 자산운용업을 총괄 지휘하는 '중간운용지주회사'를 설립키로 하는 한편 은행 보험 등 신규 업종 진출을 위해 국내외 기업에 대한 인수ㆍ합병(M&A)에도 나설 방침이다.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15일 자산운용업을 총괄할 중간지주사인 '한국투자운용지주'(가칭)를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존의 증권 자회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밸류자산운용을 인적분할해 새로 설립하는 중간지주사의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한국증권은 이날 금융위원회에 중간지주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다음 달 금융위의 예비인가를 받을 경우 신설회사는 자본금 1000억원 규모에 한국금융지주가 100%의 지분을 갖는 국내 최초의 중간지주사가 된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자통법에 대비해 자산운용부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배구조 변경의 필요성을 느껴왔다"며 "판매사(한국증권)와 운용사(한국운용 등)가 모자회사 관계로 있을 경우 구조적으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운용부문을 아예 분리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한국증권과 마찬가지로 운용사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따라서 증권사가 자사의 PI(자기자본투자) 업무 등에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신탁자산을 임의로 동원할 수 있어 투자자 보호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중간지주사는 금융지주사가 증손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행법의 규제를 벗어날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다.

한국금융지주는 해외 펀드 운용을 위해 향후 해외 주요 지역에 운용사를 추가로 설립해야 하지만 현행법에 막혀 한국운용과 한국밸류운용 등의 자회사로 둘 수 없었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본격적인 금융투자회사로 도약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중간지주사는 자산운용업에 집중하고,기존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증권 자산운용업 등 기존 업무 외에 보험 은행 등 신규 금융업무에 대해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진출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금융지주 새 회장으로 내정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도 "여러 산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

[용어풀이]

중간지주회사=기존 지주회사의 지배를 받는 동시에 다른 사업자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는 지주사를 말한다.

이를 통해 펀드 판매회사인 증권사의 자회사로 자산운용사가 있을 경우의 이해상충 소지를 없애는 한편 지주사가 증손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행법의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경우 중간운용지주사를 통해 해외 운용사 등을 추가 설립하기 위한 제도적 발판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