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5일 홈플러스가 홈에버의 인수를 결정한 것에 대해 신규 출점 경쟁 심화보다 할인점 업계 빅 3구도가 정착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세계롯데쇼핑에게는 단기 악재이나 주가에는 이미 반영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홈플러스를 운영중인 삼성테스코는 이랜드리테일의 홈에버 매장 35개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홈에버의 부채 포함 지분 100%를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영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지역내 6개점만 출점한 홈플러스 입장에서 35개 중 11개가 서울 지역에 매장을 두고 있는 홈에버를 인수한 것은 수도권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인수 결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 점포수는 기존 67개 점포에 홈에버 35개 점포가 합쳐져서 102개 점포를 확보하게 된다. 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로 인해 1강 2중의 구도였던 할인점 업계는 이마트가 111개, 홈플러스가 102개로 양강 체제를 형성할 전망"이라며 "롯데마트의 점포수는 57개로 2위와 상당한 차이가 나는 3위 수준의 업체가 된다"고 전했다.

이번 홈에버 인수로 1위 싸움이 심해지기보다는 3강 구도가 정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 애널리스트는 "국내의 적정 할인점 수는 400개 내외로 알려져 있는데, 4월말 현재 전국의 할인점 수는 이미 360개를 넘어섰다"며 "이번 인수로 인해 할인점 시장 초기에 벌어졌던 신규 출점 경쟁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할인점 업태의 관전 포인트는 확장 경쟁과 매출액 순위가 아니라 글로벌화와 질적 차별화의 성공 여부"라며 "이번 인수는 할인점 업태가 성숙 산업화 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산업 성숙기에는 신규 확장보다 시장내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을 선호하기 때문.

임 애널리스트는 "이마트와 롯데마트를 각각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와 롯데쇼핑에 홈에버 인수는 단기 악재로 생각된다"며 "다만 주가는 이미 이러한 악재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으로 보여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은 신세계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80만원을 유지하며, 롯데쇼핑도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0만원을 유지했다.

한편 대우증권은 인수 가격과 노조 문제가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인수 가격과 강성 노조 등은 이번 인수에 잠재하고 있는 뇌관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매출 1조6000억원에 순손실 1939억원을 기록한 홈에버에 대해 인수가격 2조3000억원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홈에버 매장 중 절반 이상이 임대라는 점을 고려시 적정가치 대비 상당한 프리미엄을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홈에버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매장 점거 농성을 해오는 등 강성 노조로 알려져 있어 최종 인수까지 돌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