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이 '마(魔)의 17번홀'에서 발목이 잡혀 2주 연속 우승 꿈을 날려보내고 말았다.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 72.길이 7220야드) 17번홀.

이 홀 그린은 사방이 물인 '아일랜드' 형태인데다 그린 자체도 가운데가 볼록 솟아 솥뚜껑처럼 생겼다.

게다가 수시로 바람이 분다.

그래서 거리는 짧아도 '세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파3홀'로 불린다.

11일(한국시간) 열린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이 홀은 티잉그라운드에서 홀까지 123야드로 세팅됐다.

16번홀까지 그럭저럭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앤서니 김은 이 홀에서 치명타를 당하고 말았다.

앤서니 김은 피칭 웨지로 핀을 직접 공략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볼은 그린 둔덕에 맞은 뒤 뒷걸음질쳐 물속으로 사라졌다.

벌타를 받고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앤서니 김은 그러나 내리막 '보기' 퍼트가 홀을 2m나 지나쳤고 '더블 보기' 퍼트마저 빗나가면서 한꺼번에 3타를 날려버렸다.

'트리플 보기'가 어이없다는 듯 웃어버린 앤서니 김은 18번홀(파4)에서도 더블 보기로 홀아웃하면서 중위권으로 밀리고 말았다.

3라운드합계 4오버파 220타(70.70.79)로 공동 34위.

전날 선두와 2타차의 공동 5위였던 앤서니 김은 선두권과 18타로 벌어지며 우승경쟁에서 밀려났다.

한국선수 가운데 위창수(36.테일러메이드)가 3라운드합계 이븐파 216타의 공동 14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있다.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2라운드에서 '노 버디'(보기4 더블보기1) 플레이를 하는 부진 끝에 2라운드 합계 13오버파 157타(79.78)로 커트탈락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