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공장 유치 난항] 마산 아지매들 뿔났다 "자식들은 일자리 없어 외지 떠도는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여성단체들, 유치서명.주민 설득 총력
"15일 협약식 … 시민들 힘 모으자" 호소
"통영 군산 등 경쟁 도시들은 기를 쓰고 기업을 유치하고 있는데 마산은 굴러들어온 복덩이마저 차버리려 하니 우찌 보고 있을 수 있겠습니꺼."(마산시 여성단체협의회 이승희 회장) "지방대학 나와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구해 외지로 떠도는 자녀들이 부지기수인데 이들을 위해서라도 취직시험 때 가산점을 준다는 STX 공장 유치에 앞장 설낍니더."(성영이 수정마을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
마산 지역 여성들이 거리에 나섰다.
구산면 수정만 일원에 세워질 예정인 STX중공업 선박블록 공장이 인근 주민들의 찬반분열로 7개월이나 공사 중단 사태에 빠지자 범시민적인 공장유치 노력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뚜렷한 해결 기미 없이 자칫 소모적인 공방만 이어질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마산 경제의 성장동력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마산시가 '기업을 몰아낸 도시'로 낙인찍힐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한몫했다.
9일 구산면사무소가 위치한 수정마을 일원.마산YWCA 등 22개 지역 여성단체로 구성된 마산시 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이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걱정하는 환경문제는 시민단체가 나서 확실하게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설득했다.
마산시,STX중공업,주민 간 공장개발 협약서 체결일(5월15일)이 불과 6일 앞으로 다가오자 여성단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한 회원은 "그 사이 반대 주민들이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매일 마을을 돌며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월영광장 등 시내 3개 지역에서 벌인'STX유치 기원 10만명 서명운동'을 통해 확보한 11만9419명의 서명을 들고 서울 STX본사를 방문했다.
또 7일에는 여성단체 회원과 시민 등 1000여명이 오동동 문화의 거리에서 'STX유치 기원 범여성 궐기대회'도 가졌다.
마산시 여성단체협의회는 "STX중공업 유치는 시와 구산면 전체의 발전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대 현안"이라며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에 마침표를 찍고 공장유치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도록 전 시민의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마산 창신대의 학생 대표가 참석,"20대 백수가 100만명이 넘고 취업하더라도 비정규직이 많아 '88만원 세대'로 치부되는 허탈한 청년들이 앞으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STX 유치가 조속히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는 호소문을 낭독해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여성 단체들은 향후 4~5일이 기업유치에 결정적인 시기라며 행정관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장유치 반대 주민 숫자가 조금씩 줄어들긴 해도 반대파 주민들의 입장이 여전히 강경하기 때문이다.
반대파 주민들은 최근 "주민의 의견을 왜곡했다"며 찬성파 주민대표를 고소하는 한편 '수정만 매립지내 불법 사용'을 이유로 마산시와 STX 등의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성영이 수정마을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한때 100여개에 달하던 횟집들이 이제는 20여개로 줄어들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빠져나가면서 구산초등.중학교는 학생 부족으로 폐교 직전에 몰렸다"며 "이런데도 공장 설립을 무조건 반대하니 정말 미칠 지경"이라며 마산시가 더욱 적극적으로 주민 설득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마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