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잠잠해졌다. 최근 2주 동안엔 오히려 500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전망과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 징후가 달러화 가치를 밀어올리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그 이유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간의 순매도에 비하면 매수 규모가 미미한데다 대만 등 다른 이머징 마켓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관측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에서 외국인들의 최근 '사자'는 포트폴리오 교체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7일 동양종금증권 이도한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최근 2주간 대만 시장에서는 순매도를 기록했다"면서 "외국인들이 상호 대채제인 대만 IT주에서 한국IT주로 옮겨타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주간 외국인들은 IT 업종에 대해 60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보다는 IT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메리트나 이익 모멘텀, 긍정적인 환율의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이머징 아시아 시장내 대만 IT→한국IT로의 포트폴리오 교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현재 국내 IT 섹터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대만 IT섹터 대비 94% 수준에 불과하며,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국내 IT 섹터의 이익 성장률이 대만 IT 섹터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IT 섹터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차잔고 물량이 청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차잔고 청산을 위한 순매수 역시 기대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나 지연되고 있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투신을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IT 섹터의 상대적 매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