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매물 공백' 상황이어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에 올라선 지난달 25일 이후 주식을 주도적으로 파는 투자 주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신용 경색과 경기 침체 우려가 진정되면서 줄기차게 이어지던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돼 수급 부담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주들은 이미 주요 매물대를 돌파,추가 상승을 위한 기반이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개인·기관도 매도 규모 줄어

외국인 매도세는 크게 진정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7거래일 중 이틀만 빼고 순매수를 보였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신용 경색과 경기 침체 우려가 고비를 넘기자 매도 일변도에서 매도·매수의 중간으로 태도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과 기관의 매도 규모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3조4000억원 선이던 개인의 매도 규모는 이후 사흘 연속 줄어 2조4000억원 수준으로 30% 이상 급감했다.

이달 들어 2거래일 동안 다소 늘긴 했지만 여전히 2조8000여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기관의 매도 규모도 이 기간에 1조2000여억원에서 9000여억원으로 25% 줄었다.

황 연구원은 "최근엔 외국인과 투신이 주식을 사지 않는 날에는 개인이나 연기금이 매수를 주도해 매수 주체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때 184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가 하락폭을 줄여 1854.01에 마감한 것도 연기금이 주축이 된 기관이 매수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투자 주체들의 매도 규모가 작아지면서 전체 거래량은 감소세다.

주가 하락기에 나타나는 거래량 감소는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최근엔 코스피지수가 오르면서 거래량이 줄고 있어 주목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량 감소는 주가 상승 기대감이 작용해 주식을 팔 사람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거래량 감소는 증시가 추세적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방증이란 얘기다.

◆주요 매물대 돌파한 주도주

올 들어 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주도주 3인방은 지난해 11월 초 코스피지수 고점 이후 이날까지의 전체 거래량에서 주요 매물이 몰려있는 구간을 지난달 초에 이미 돌파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1일 종가(63만6000원)보다 낮은 가격대에 이 기간 전체 거래량의 80%가 집중돼 있다.

그만큼 매물 부담이 작다는 의미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도주 3인방은 수급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국면을 지난 데다 1분기 실적에 이어 2분기엔 더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계속해서 증시를 이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IT(정보기술)·자동차 외에 중국 증시 회복세와 탄탄한 실적이 어우러지며 재부상하고 있는 중국 관련주도 주요 매물대 돌파를 시도하고 있어 지수 상승에 얼마나 힘을 더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날 2.98% 올라 3만8000원에 마감한 삼성중공업은 작년 11월 초 이후 전체 거래량의 60% 이상이 이 가격대보다 낮은 영역에 몰려 있다.

이 밖에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이 주요 매물대 넘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선엽 연구원은 "중국 관련주들이 각자의 전 고점을 쉽게 넘기는 어렵겠지만 실적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