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경색되지 않았더라도 직항로를 통한 백두산 관광이 연내에 성사되기는 애당초 어려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삼지연 공항의 미흡한 항공안전시설을 개보수하는 데 최소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남북은 지난해 10월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올해 5월부터 백두산 직항로 관광을 시작하기로 합의했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진영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백두산 관광 개요' 보고서에 따르면 2차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 민관 합동사전답사 결과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운항·관제·항행안전시설·공항시설·기상시설 등이 노후했거나 고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항공안전시설을 재설계해 새로 구축하는 데 최소 1년 6개월이 소요된다"고 추산하고 "지금까지 추진된 남북 합의사항은 국민의 안전보다는 정치논리가 우선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참여정부가 당시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백두산 관광 합의를 밀어붙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