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 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머징마켓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브라질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을 비롯해 중국 홍콩 인도 대만 등의 주가도 지난달 저점 대비 최고 30% 이상 올라 바닥권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이머징마켓펀드의 올 누적 수익률이 플러스로 반전됐으며,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국내 투자자들의 이머징마켓 펀드 규모는 해외 펀드의 80% 정도로 투자액이 51조원을 웃돌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17%나 떨어졌던 브라질 증시는 글로벌 신용 위기가 고비를 넘긴 데다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라는 호재가 가세해 지난달 30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저점이던 지난 1월 이후 25% 이상 올랐다.

홍콩 H지수는 올 최저치로 떨어진 3월17일 이후 한 달여 만에 32% 반등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최근 10여일간 거의 20% 뛰었다.

인도(16%) 대만(11%) 등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이에 힘입어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이머징마켓 펀드의 수익률도 급상승하고 있다.

중국,아시아 이머징,중동·아프리카 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10%를 훨씬 상회,미국 및 유럽 펀드의 2배를 넘는다.

인도와 브라질 펀드도 8%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특히 남미는 브라질펀드가 연초보다도 3% 이상 오르는 등 올초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베트남을 제외한 대다수의 이머징마켓 펀드들이 강한 상승 기조를 타고 있는 것이다.한국펀드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한 해외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평균 9.56%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5.84%)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머징마켓 증시의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UBS자산운용 본사에서 이머징마켓을 담당하고 있는 호세 안토니오 블랑코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이머징 증시의 현재 주가 수준은 매력적이며 주요 제조업체의 재무 상태도 건전하다"며 "지금은 일부 위험을 감수하고 이들 지역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머징마켓 증시가 살아나면서 이들 시장을 겨냥한 신규 펀드가 지난달에만 10개 나오는 등 투자가 다시 활발해지는 추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달 초 대만 투자 펀드를 새로 선보였고 한국투자증권은 중동 펀드 판매를 위한 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푸르덴셜증권은 중국 내 투자자에게만 한정해온 중국 A주에 투자하는 첫 펀드를 6월께부터 국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투신운용은 중국 A주와 홍콩 H주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저마다 이머징마켓 펀드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하반기에 가면 다양한 펀드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이머징마켓은 경제성장률,기업 이익 증가율 등이 선진국보다 훨씬 높아 앞으로 1~2년 동안은 선진국 증시보다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완/임상택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