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반등국면으로 이끈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기업들의 1분기 '깜짝실적'을 미리 예측한 족집게 애널리스트들은 하나같이 환율수혜 효과에 주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삼성전자 글로비스 등 1분기에 예상 밖 호실적을 낸 기업의 실적을 제대로 예측한 보고서들은 환율효과에 대한 판단이 남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아차의 깜짝실적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아차는 자동차 업종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평균 영업이익 527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1019억원의 깜짝실적을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3월18일자 보고서에서 영업이익 1092억원으로 근사치를 제시한 남경문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다른 애널리스트들보다 환율 상승 효과에 가중치를 더 준 데다 모하비 등 신차 판매 증가에 대한 예측이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에 대한 예측이 차이를 낳았다.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매출은 17조1073억원,영업이익은 2조1540억원으로 예상매출(16조8435억원)과 영업이익(1조684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지난 3월26일 영업이익 1조9140억원으로 근접한 수치를 제시한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IT팀장은 "대부분 반도체부문에 대해 손익분기점 수준이나 적자를 예상한 것과 달리 환율 상승으로 흑자가 가능하다고 본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도 3월19일 '글로비스의 환율수혜 효과에 주목해야 된다'는 보고서로 족집게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타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200억원을 약간 웃도는 상황에서 그는 실제(331억원)와 비슷한 321억원을 제시했다.

이들 족집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더 이상 환율효과로 인한 '깜짝실적'은 없겠지만 2분기는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인해 1분기보다 조금 나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