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와 코오롱이 세계 3위 규모의 PI(폴리이미드)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SKC와 ㈜코오롱은 30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양사 PI(Polyimide) 필름 사업부를 분사해 합작법인 '글로엠㈜'을 설립,오는 6월 초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작회사는 두 회사에서 50%씩 현물출자하는 형태로 설립하며,자산규모는 2000억원이다.

'글로엠'의 초대 대표이사는 코오롱이,CFO(최고재무책임자)는 SKC가 각각 맡고,3년마다 대표와 CFO를 서로 번갈아 맡기로 합의했다.

화학업계 라이벌인 SKC와 코오롱의 합작은 업계의 첫 번째 자율 구조조정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듀폰도레이,가네카,우베 등 일본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전자소재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합작법인은 연간 1500t의 PI를 생산할 수 있게 돼 우베를 제치고 듀폰도레이,가네카에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 3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매출액은 내년에 7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두 회사는 설명했다.

이날 합작 조인식에서 박장석 SKC 사장과 배영호 코오롱 사장은 "이번 합작은 국내 대표 전자소재기업 간의 첫 번째 협력사례"라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펼칠 경우 PI시장은 일본과 한국의 각축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PI필름은 내열성과 내구성이 좋아 휴대폰ㆍ평판디스플레이 등의 연성회로기판(FPCB) 핵심 부품으로 쓰이며,항공우주 자동차ㆍ전자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세계 시장규모는 1조원대로 도레이듀폰 가네카 우베 등 3사가 70%를 장악하고 있다.

합작회사 설립으로 최신원 SKC 회장이 강도 높게 추진해온 SKC의 구조조정이 결실을 맺었다는 게 SK그룹 내 평가다.

2000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비디오테이프,CD,휴대폰 사업부문에서 철수하고,SKC를 화학소재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SKC의 관계자는 "PI부문 분사는 최 회장이 지난 8년간 추진해온 구조조정의 완결판"이라며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전자소재 분야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국내 업체끼리 힘을 합치는 수밖에 없다'며 협상을 직접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PI사업은 코오롱과 SKC가 모두 올해 2기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할 정도로 신성장사업으로 꼽힌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