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고로사업 투자비를 당초 예상보다 증가함에 따라 외부 차입금도 늘어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투자비 증액이 현대제철이 감내할 수준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28일 1분기 경영실적 설명회를 통해 현재 5조2400억원을 들여 진행중인 당진공장 투자와 관련해 투자비 예산이 6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총 투자비는 5조84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당초 2조6000억원을 계획했던 당진 공장 관련 외부 차입금은 3조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고로관련 추가 차입금과 관련해 2008~2010년까지 매년 평균 1조2000억원 수준의 현금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돼 재무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판단되지만 추가 조달 6000억원 중 내부 유보자금 유용보다 차입금(내부자금 2000억원, 추가차입 4000억원)을 늘리는 점은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제철에 대해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글로벌 철강주의 전반전 밸류에이션 하락을 감안해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김현태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미 대부분의 자금 차입 계획이 확정됐고 실적 개선으로 현금 창출 능력도 확대됐으며, 추가 사업비 대부분이 생산능력 확장에 대비한 투자이기 때문에 투자비 증대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적정주가를 9만2000원으로 5.7%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정지윤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설비 및 지원설비와 관련한 투자비 증액은 이미 발주된 수입설비와 관련해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로 인한 비용 증가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주설비의 발주가 15% 정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최근 소재 가격 상승을 고려할 때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설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투자비의 증가 가능성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투자비 증액이 최근 현대제철의 양호한 실적을 고려할 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투자비 확대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가게 됐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29일 오전 9시8분 현재 1분기 어닝서프라즈 수준의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나흘만에 반등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날보다 1.85% 오른 7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