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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회장 조행래 www.kenca.or.kr)가 주관한 '2008 TCDPAP&FIDIC/ASPAC 서울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4월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된 컨퍼런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엔지니어링 분야 국제행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세계 24개국에서 400여명의 엔지니어링 업계 대표가 참석해 '글로벌 시대의 엔지니어링 역할'이란 컨퍼런스 주제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국가 간 기술격차 해소방안 △인적자원 아웃소싱 △민관합작투자 등에 대해 각국 업계 대표와 석학들이 논문발표와 토론회를 가졌다.

특히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을 움직이는 거물들이 대거 방한,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FIDIC(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연맹) 존 보이드 회장을 비롯 마흐부브 하쿠(아ㆍ태지역 전문 컨설턴트 개발프로그램) 회장,아키히코 히로타니(FIDIC 아ㆍ태지역 회원국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국내에서는 지식경제부 임채민 차관이 참석했고 김인균 대우엔지니어링 사장,이완재 동성엔지니어링 부사장,김재형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소장과 심순보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등이 토론 주제발표에 나섰다.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번 컨퍼런스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는 국내 엔지니어링 기술의 위상을 알리고 그 위치를 격상시키는 '홍보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수준의 '기술변방'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400㎞ 고속철도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력을 지녔고,미래기술력의 집약체로 평가받는 인천국제공항을 우리 손으로 설계했지만 낙후된 이미지 때문에 기술수출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87개국이 가입돼 있는 FIDIC도 우리나라의 엔지니어링 수준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컨퍼런스는 우리가 자랑하는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공항,생활용수 수처리,위생분야,유지보수 분야의 기술력을 재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는 이번 행사가 국내 기반사업이 사실상 내리막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업계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이다.

해외 바이어와 국내 업체가 직접 기술수출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 2만달러 시대에 접어들면 사회기반시설은 유지보수 형태로 전환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000년 전후로 기반시설 건설비율이 GNP(국민총생산) 대비 18~20%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14% 대로 내려갔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어서 국내 엔지니어링 기술력과 인력의 해외수출은 생존을 위한 당면 과제였다.

이처럼 해외시장 개척에 목말라하던 국내 기업이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동시에 마케팅을 진행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또 업체마다 일일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 안방에 불러들여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보이지 않는 이익'을 창출했다는 분석이다.

협회는 이번 컨퍼런스 성공에 힘입어 2012년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FIDIC의 '세계엔지니어링 회의 개최지'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1974년 설립된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는 지식경제부 산하 특수법인이다.

회원사 수는 3741개사이며 지식경제부,국토해양부,통계청 등 정부부처의 위탁업무를 통해 지금까지 약 10조원 규모의 사업을 수행했다.

협회 고유 업무인 법령제도 개선,해외협력 사업,과학기술자교육,엔지니어링해외진출기반조성 등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의 발전에 적잖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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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조행래 회장

"엔지니어링산업은 건설업 주변산업으로 인식됐지만 건설에 비해 오히려 부가가치가 더 높습니다.

홍보 부족으로 종전까지 기술수준이 저평가돼 왔지만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수출 물꼬를 활짝 열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2월 15대 회장으로 재선임된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조행래 회장은 5년 이내에 해외 수출비중을 20~30%대로 올리겠다고 중장기 목표를 전했다.

엔지니어링산업의 현주소는 국내 매출이 99.5%로 수출 성적은 0점에 가깝다.

엔지니어링 해외수주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설계는 물론 기자재 납품,시설운영 등 여러 측면이 포함돼 있어 하나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막대한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현재 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 등의 개발도상국과 알제리,이라크 등의 산유 국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알제리는 3년 전에 국내 기업이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엔지니어링산업이 발전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의 4배 규모인 무상원조 및 유상차관을 다른 나라에 제공해 자국 기업의 수출판로를 활성화시키고 있어요.

" 조 회장은 미흡한 수준이지만 올해부터 우리나라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