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1분기에 영업손실폭을 줄였다는 결과를 발표했지만, 증권업계는 시큰둥하다.

24일 각 증권사들은 삼성SDI에 대해 목표주가는 다소 조정을 했지만 대부분 '중립' 내지 '보유' 의견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삼성SDI는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4232억원, 66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회사측은 "계절적인 비수기로 인해 매출은 전분기보다 1058억원이 줄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24% 늘었고, 영업적자도 1102억원을 기록한 작년 동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PDP 사업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으며 3분기에는 PDP 사업을 흑자로 전환시킬 것"이며 "매 분기 최대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전지 사업은 중국 톈진(天津)에 전지 셀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천안 등에 추가 라인을 증설할 것"이라 밝혔다.

이렇게 삼성SDI는 비교적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점과 앞으로의 계획에 있어서도 청사진을 제시 나섰다.

하지만 증권가의 평가는 냉정하다.

삼성SDI의 PDP 사업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쟁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로 적자만이 예상되고, MD 부문은 오히려 추가증설로 인해 비용감당을 더 해야한다는 분석이다.

2차 전지 사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마진개선도 예상되지만, 나머지 사업부문의 적자를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대우증권, 굿모닝신한증권은 '중립' 의견을 제시했고 교보증권,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CJ투자증권 또한 '보유' 의견을 내놨다.

'시장수익률' 정도만을 기대하라는 의견은 대신증권, 키움증권, 현대증권, 한화증권 등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매수' 의견은 커녕 '비중축소'를 권하고 나선 것. 목표주가는 7만원~8만원으로 밴드를 형성하고 있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SDI의 목표주가 중 6만원은 자산가치 정도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1~2만원을 추가한 것은 최소한의 기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즉 삼성SDI의 보장된 가치 6만원에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는 1만~2만원에 불과하다는 것.

이날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한 증권사도 있었지만, 이는 삼성SDI의 1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보고 '앞으로 이 수준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일 뿐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디스플레이를 분석하는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LG디스플레이에 좋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가 소니의 가격인하 쇼크에 투자의견을 조정한 전례가 얼마전에 있었다"면서 "가격인하라는 변수를 고려해 삼성SDI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만은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0만5500원을 제시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 증권사 이학무 애널리스트는 "삼성SDI는 디스플레이보다 에너지 회사라는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면서 "2차전지 사업부문이 2~3년 후 HEV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주력사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