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때보다 더 떨어질 것"..대대적 모기지 구제책 촉구

미국의 주택 '거품' 붕괴를 예고했던 부동산 전문 경제학자인 예일대의 로버트 실러 교수는 22일 집값 하락이 지난 30년대 대공황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면서 당국이 부동산 시장의 파국을 막기 위해 대대적으로 구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의 권위있는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창안자이기도 한 실러 교수는 미국의 집값 하락폭이 궁극적으로 지난 30년대 기록됐던 30%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절정이던 지난 60년대 이후 이미 15% 하락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날 뉴헤이븐의 한 회동에 참석해 "(집값이 대공황기보다) 실질적으로 더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면서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 1997-2006년 인플레를 감안해 85%나 상승해 미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미국이 이전에 없던 부동산 투기 열기에 빠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러는 집값이 연평균 10%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많은 미국인이 믿지만 "황당한 기대"라면서 부동산 가격 '조정'이 성격상 상당 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거품 붕괴와 관련해 당국이 구제에 나서 몇백만 가구의 서민이 집을 잃는 것을 막아야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의 크리스 도드 상원의원과 바니 프랭스 하원의원이 공동 입안한 최고 3천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구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실러 교수는 지난 90년대 미국 증시의 이상 과열로 인한 붕괴를 경고한 '비이성적 과열'이란 책을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2일 미국의 기존주택 거래값이 중간치 기준으로 지난달 20만달러로 한해 전에 비해 7.7% 하락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소재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도 이날 미국의 집값이 지난 2월 한해 전에 비해 평균 2.4% 하락했다고 집계했다.

특히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 지역의 하락폭이 커 9.2%에 달한 것으로 OFHEO는 강조했다.

(뉴헤이븐<美코네티컷주>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