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은 '1위 브랜드'와 나란히

신세계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상품을 PB(Private Brand)대신 PL(Private Label)이라고 부른다.

이름만큼 눈에 띄는 것은 규모다.

경쟁 유통회사들이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위해 PB상품을 단계적으로 내놓은 데 반해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신선식품,가공식품,일상.주방용품 등 5개 브랜드 3000여가지 PL상품을 한꺼번에 출시했다.

올 2월에는 유.아동복과 패션잡화 4개 브랜드 3000여가지 상품이 추가로 나왔다.

현재 이마트가 파는 PL제품은 18개 브랜드 1만5000여가지에 이른다.

이경상 이마트 대표는 "신선 식품에서 패션까지 싸고 품질 좋은 PL 브랜드 개발을 완성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PL 출시를 늘려갈 계획이다.

◆기존 상품 대비 20~40% 저렴

이마트 PL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경쟁 상품 대비 20~40% 싼 가격이다.

이마트 매장은 전국에 100개가 넘고 입점하는 지역의 유통망이 평정될 만큼 소비자들을 대규모로 흡수하기 때문에 광고.홍보비를 따로 들일 필요가 없다.

이마트는 PL의 제조를 책임지는 협력 회사와 원가 구성 내용을 공유하고 상품 가격을 결정한다.

제조사와 이마트가 적정 마진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마트가 유통망 확보 비용,마케팅 비용,상품 관리와 물류 비용을 해결한다.

또 획일화된 기존 상품의 구성.가격과 차별화하고 '덤'이나 '사은품'을 없앴다.

기존 제조사들이 즉석밥을 3개 묶음으로 팔면서 용량이 적은 제품 하나를 증정용으로 끼워주는데 반해 이마트의 PL즉석밥은 4개 포장을 한 묶음으로 하는 식이다.

◆이마트가 품질 보증

이마트는 PL상품을 동일 상품군 1위 브랜드 상품과 나란히 진열한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있다는 메시지다.

이마트는 PL 상품 개발 단계부터 제조와 진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품질 관리를 책임진다.

PL제품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제조사가 아닌 이마트에 책임이 있다.

목표는 '기존 상품과 비교해 동급 이상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6년 12월 PL브랜드 개발과 품질 향상을 담당하는 '브랜드 관리팀'과 '품질 관리팀'을 만들었다.

이마트는 'PL 협력 회사는 3위 이하 브랜드'라는 인식을 깨고 소비자들에게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심어주기 위해 LG생활건강,매일유업,한경희생활과학 등 브랜드 1위 업체를 협력 제조사로 끌어들였다.

앞으로는 국내 법률 규정,해외 선진 사례,소비자 의견을 두루 고려해 '이마트 품질 스탠더드'를 확립하고 완성품 검사와 공장 실사의 기준으로 삼을 계획이다.

◆PL 계속 확대

이마트 측은 "앞으로 상품 운영을 PL중심으로 변경해 대형마트 업의 본질인 EDLP(Every Day Low Price)를 지향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해왔다.

PL상품은 싸고 품질이 좋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이 이득을 본다는 자신감이 바탕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PL상품 등 신규 상품 개발을 전담하게 될 '상품개발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협력사 외에 '계약 제조회사'와 'PL 전문 협력회사'등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마트가 매년 시행하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 상품 박람회'를 통해 대상업체를 1000여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이마트 PL브랜드와 상품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마트는 올해 PL상품의 매출을 전체 매출의 13%대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2012년에는 25%,2017년에는 30%를 예상하고 있다.

2007년에는 PL로 9200억원어치를 팔아 전체 매출(10조1000억원)의 9%를 차지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