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1일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물량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유통주의 장내 매각을 제한했다.

이 같은 소식으로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한때 6% 이상 급등했으나 '기업공개(IPO) 거품론'이 불거지면서 상승폭을 좁혀 0.72% 오른 3116.98로 마감돼 3일 연속 하락세를 멈추는 데 그쳤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는 이날 비유통주를 매각할 경우 장외에서 당사자 간에 가격을 합의해서 사고 파는 '블록딜(대량거래)'을 통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한 달 동안 전체 지분의 1%가 넘는 물량을 매각할 때는 반드시 블록딜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했다.

블록딜을 할 경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기관투자가 간에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매수자가 장기 보유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의 물량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2002년 국영기업의 지배구조를 명확히 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 아래 국가나 지방정부 또는 유관단체들의 보유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놓도록 하는 주식개혁을 단행했다.

국영기업들은 3~5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비유통주를 내놓기 시작해 앞으로 3년간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왔다.

특히 내년엔 올해보다 최소 3배 이상 많은 비유통주가 시장에 풀려 물량압박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돼 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의 가장 큰 잠재적 악재를 해소한 데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리진시 창청증권 분석가는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기업들의 증자 규제나 공모기업의 보호예수물량 유통화 속도 조절 등도 빨리 실현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6% 넘게 상승하며 시작한 상하이증시에선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페트로차이나가 공모가격 이하로 떨어지는 등 'IPO 거품론'이 불거져 급등세를 이어가지는 못 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 주말 공모가격(16.70위안)이 깨졌고 선화에너지 건설은행 등 작년에 상장된 블루칩들도 공모가격을 위협받고 있다.

천시톈 산시증권 수석분석가는 "정부가 주가 하락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지만 블루칩들의 실적 악화와 공모가격 거품론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추세적인 상승으로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