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비판해 이슬람권의 공분(公憤)을 유발했던 네덜란드 영화 '피트나(투쟁 )'를 반박하는 내용의 영화가 파키스탄에서 제작될 전망이다.

바바르 아완 파키스탄 상원의원은 20일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코란을 비판한 네덜란드 영화 피트나를 반박하는 내용의 영화제작에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완 의원은 "내가 제작하는 영화는 악의적인 선전에 대한 답변이 될 것"이라며 "이 영화에 코란의 세계관과 인간애 그리고 인간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등의 메시지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트나는 모든 무슬림들에게 테러리스트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이는 사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며 내용도 피상적이고 천박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아완은 조만간 제작에 들어갈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는 이슬람 학자들이 썼으며 석달 안에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영어와 아랍어, 우르두어 등으로 제작돼 오는 9월 이슬람권의 단식 월이자 성월(聖月)인 '라마단' 시작과 함께 개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극우파 정치인인 헤르트 빌더스는 최근 코란을 비판한 15분짜리 영화 '피트나'를 제작, 자신이 주도하는 네덜란드 자유당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 이슬람권의 분노를 촉발했고, 유엔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 영화는 '9.11 테러' 등 여러 테러 현장 사진들과 함께 코란의 내용을 인용했으며, 스카프를 두른 어린 소녀가 유대인을 "원숭이들이자 돼지들"로 비하하고 히틀러를 추모하는 내용도 담아 논란이 됐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이슬람교 국가에서는 최근 이 영화를 비난하는 항의집회가 잇따라 열렸으나,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은 빌더스가 영화를 통해 표명한 의견은 증오나 폭력을 부추기는 언동을 금지한 법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