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제일화재 이사회 의장)가 최대 주주(지분 20.68%)로 있는 제일화재의 경영권 인수를 전격 선언했다.

한화는 21일 메리츠화재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을 받고 있는 제일화재와 관련,그룹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직접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그룹 내 비상장계열사인 한화건설,한화L&C,한화갤러리아,한화리조트,한화테크엠 등 5개사가 지분을 공동 취득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인수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5개사는 메리츠화재의 공개 매수에 맞서 장외시장 등에서 제일화재의 지분 25~30%까지를 매입키로 했다.

한화는 보험업법상 관련 규정에 따라 22일 제일화재 지분의 취득 승인을 위한 관련 서류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김영혜 의장이 이날 한화 측에 경영권을 넘기는 데 동의했다"며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면 김 의장 지분을 합쳐 한화 측 지분이 46~51%로 늘어나 경영권 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 측의 제일화재 지분은 우호지분을 포함할 경우 21.11%에 이른다.

이 관계자는 "제일화재 인수자금은 700억~9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든 것과 관련,한화가 자금난을 겪을 것이란 일부 주장을 일축했다.

한화는 제일화재를 인수하게 되면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손해보험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등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제일화재 인수 후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과 통합경영을 한 뒤 단계적으로 양사 합병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측은 "한화 측 대응은 충분히 예상했던 수순이며 이를 감안한 후속대책을 이미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