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노조들이 노조협의회를 결성,각종 노사 현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특히 필요할 경우 외국 자본의 횡포 등을 공동으로 부각시킨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 협의회에는 최근 지점장 해고 등으로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알리안츠생명 노조도 포함돼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보험사,카드사 노조들은 최근 '외국계 금융기관 노조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외국계 금융사들의 경영 행태 등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을 요구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협의회 명의로 의견을 내는 등 대국민,대국회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외국계 금융사 노조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에 가입된 곳과 민주노총 산하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사무금융노련)에 가입된 곳으로 나눠져 있다.

현재 협의회 참여를 결정한 곳은 금융노조 산하의 외환은행,SC제일은행,옛 한미은행 노조와 사무금융노련 산하의 알리안츠생명,외환카드,HSBC,아메리칸익스프레스은행 등 총 7곳이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가입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계 금융사 노조들이 구심체가 없어 공동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며 "협의회가 출범한 만큼 외국계 금융사 노조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의회에 참여한 노조들은 두 달에 한번 정기회의를 갖고 각종 현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외국계 금융사 측은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 외국계 은행 임원은 "외국계 금융사 노조끼리 협의회를 구성한 것 자체가 해외 투자자들의 눈에는 외국 자본에 배타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복지면에서 국내 금융사 직원들 못지 않는 대우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따로 협의회를 구성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점장 해고 문제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알리안츠생명은 협의회 구성이 진행 중인 분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협의회가 알리안츠 사태에 대해 공동 대응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