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개국 출신 승무원… '문화 용광로'가 우리의 힘!

"두바이는 '오픈 스카이(Open Skies)',즉 영공 개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두바이에 취항하고자 하는 전 세계 모든 항공사에 문호를 개방하는 오픈 스카이 정책처럼 에미레이트항공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재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압둘 아지즈 알 알리(Abdulaziz Al Ali) 에미레이트그룹 인력담당 총괄 부사장이 전하는 에미레이트항공의 가장 큰 특징은 문화적 다양성이다.

서비스 질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항공업계.압둘 아지즈 알 알리 부사장은 "에미레이트항공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직원을 평가할 때 출신이나 배경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철저하게 업무 수행능력에만 초점을 맞춘다.

"채용된 인력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는 HR(인적자원) 프로그램을 다른 어떤 회사들보다 중시하고 있다"고 압둘아지즈 알 알리 부사장은 전했다.

국적을 불문하고 재능과 열정을 겸비한 인재들이 에미레이트항공에 들어오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 에미레이트그룹 임직원 2만여명 중 항공 승무원 8000여명은 전 세계 118개국 출신이다.

에미레이트항공 사령탑 역시 영국인 팀 클라크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압둘 아지즈 알 알리 부사장은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인재들이 서로의 장점을 배우는 과정에서 에미레이트의 문화는 더욱 진취적으로 발전해왔다"고 강조했다.

전체 인구가 170만여명에 불과한 두바이 소속으로 전 세계 62개국 100여곳에 취항하며 지난해 81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도 다양한 국적의 인재 덕분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에미레이트그룹의 이런 인사 원칙은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인사 방침과 맥을 같이한다.

압둘 아지즈 알 알리 부사장은 "UAE 정부 역시 능력과 재능을 갖춘 외국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뿐만 아니라 정부 스스로도 확고한 기준과 규정으로 그들을 평가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평점이 일정기간 계속 기준에 미달하면 그 사람이 두바이 출신이건,런던 출신이건 가리지 않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에미레이트항공은 한국 출신 승무원들을 중요한 인재 표본으로 삼고 있다.

뛰어난 업무능력,성실성,포용력 등이 한국 출신 승무원들의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압둘 아지즈 알 알리 부사장은 "1998년 에미레이트항공이 22명의 한국 승무원을 채용한 이후 그들의 성실함과 열정에 반해 채용인원을 계속 늘리고 있다"며 현재 한국 출신 승무원은 550명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한국 승무원들은 맡은 일에 헌신적이고 어느 상황에서나 자기 일과 승객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대부분 고학력인 한국인 승무원이 외국인 동료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보면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괜찮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인재들을 고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이룬 지난 반세기 동안의 큰 성공은 바로 이런 교육의 힘이 원동력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성공이 한국 출신 경영진과 직원들에게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시장을 더 잘 공략하기 위해서는 진출 지역의 시장 특성을 더 잘 이해하고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지역 인재를 고용해야 더 유연한 경영이 가능하다"고 충고했다.

"두바이는 여행지로서,금융 허브로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한 압둘 아지즈 알 알리 부사장은 "항상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내려는 두바이의 노력이 세계인들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두바이는 국적 인종 종교 등을 따지지 않는 기회의 땅이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국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수많은 인재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압둘 아지즈 알 알리 부사장은 "두바이는 '당신이 준 만큼 받을 수 있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라며 "특히 이곳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