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씨티증권 창구를 통해 한국전력에 대한 대량 매도 주문이 쏟아져 눈길을 끌었다.

장이 시작되자마자 씨티증권 창구에선 한국전력 대량 매도 주문이 이어졌다.

오전 9시3분 씨티 창구를 통해 나온 1만6000여주가 전날보다 1.1% 떨어진 가격에 팔린 것을 시작으로 10여분간 184만여주가 팔려나갔다.

특히 9시14분엔 주가가 5.7% 빠진 상태였지만 씨티 창구에선 19만주 매도 주문이 나왔고 이내 팔렸다.

또 9시15분과 16분에도 각각 51만주(주가 하락률 5.2%)와 45만주(3.4%)가 씨티 창구를 통해 매도됐다.

이 같은 이례적인 매도 공세가 일어나자 시장 참가자들은 바짝 긴장했다.

전날 씨티그룹이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대규모 감원 등 긴축경영을 선언한 터여서 씨티 창구에서 나온 대량 매물이 긴급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씨티가 가지고 있던 한국전력 주식을 쏟아낸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씨티그룹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손실 관련 1분기 상각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돌고 이로 인해 신용 경색 위기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으로 투자자들은 애를 태웠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씨티 창구가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의 순매수 1위 창구였던 점을 감안하면 씨티그룹의 국내 보유 주식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생긴 일로 보인다"면서도 "신용 경색 위기가 완전히 꺼진 불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전력은 장 초반 한때 5.8%까지 급락했다가 씨티 창구의 매도 공세가 진정되자 이내 반등,0.4% 하락에 그친 3만1450원에 마감했다.

거래량은 380여만주로 이달 들어 전날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175만주)의 2배를 웃돌았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