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인수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소형 보험주들이 인수·합병(M&A) 관련주로 급부상했다.

특히 은행들이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보험주들이 동반 급등하는 양상이다.

16일 주식시장에서 제일화재는 가격제한폭인 1만350원까지 치솟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가 대주주인 제일화재는 M&A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최근 5일간 31%나 급등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국민은행이 인수에 나설 것으로 봤지만 실제론 메리츠화재가 계열사인 메리츠종금을 통해 제일화재 지분 4.21%를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은행은 "제일화재 인수는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했다.

그린화재도 상한가인 1만2450원까지 오르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화손해보험흥국쌍용화재는 각각 10.67%,8.24% 급등했고 메리츠화재도 4.26% 올랐다.

이 밖에 LIG손해보험(4.97%) 현대해상(3.59%) 동부화재(3.94%) 삼성화재(1.73%) 등 덩치가 큰 보험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보험업종지수는 3.28%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 같은 보험주 강세는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은행을 비롯해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늘었다는 분석 때문이다.

박석현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증권 부문은 어느 정도 갖춰진 만큼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 보험사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은행에 이어 SC제일은행이 내년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보험업 진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생명보험사 출범과 함께 손해보험업에 대한 관심을 내비치고 있고 한국씨티은행도 보험사 인수에 나설 후보로 거명된다.

최근 롯데그룹이 대한화재 인수에서 보듯 대기업들도 변수로 꼽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보험주를 추격매매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얼마 전 중·소형 증권사 주가가 M&A 이슈만으로 급등락했던 일이 중·소형 보험주에서도 되풀이될 개연성이 높다"며 "손보업은 상·하위 보험사 간 격차가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