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해 쓰는 인터넷 전화가 확산되고 있다.

일반 집전화(유선전화)에 비해 요금이 훨씬 싼 데다 국내요금으로 국제통화를 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6월부터 인터넷 전화에 가입할 때 인터넷 전화 식별번호(070-XXXX-XXXX)로 바꾸지 않고 집전화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어(인터넷 전화 번호이동제) 가입자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전화에 가장 적극적인 LG데이콤은 물론 유선전화 사업을 벌이고 있는 KT 하나로텔레콤과 케이블TV 진영까지 가세해 인터넷 전화 가입자 유치경쟁에 본격 나설 태세다.

인터넷 전화는 유선전화망(PSTN)이 아니라 초고속인터넷망을 쓰기 때문에 요금이 싸다.

LG데이콤 myLG070의 경우 가입자끼리는 무료로 통화하고 일반전화로 걸 때도 시내외 통화 구분 없이 3분당 38원에 통화할 수 있다.

유선전화에 비하면 시외전화 요금은 85% 저렴하다.

국제전화 요금은 더 파격적이다.

소프트폰인 스카이프에 가입하면 미국 통화료가 1분당 22원에 불과해 집전화보다 92% 싸다.

myLG070같은 하드폰의 경우 국내에서 가입한 인터넷 전화기를 해외로 가지고 나가서 인터넷선에 연결해 쓰면 국내 요금으로 한국과 통화할 수 있다.

인터넷망에는 국가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 전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6월부터 인터넷 전화 번호이동제도를 도입한다.

070이라는 인터넷 전화 식별번호가 스팸전화로 오인될까봐 가입을 꺼렸던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업계에선 번호이동제가 실시되는 올해를 인터넷 전화 대중화 원년으로 보고 있다.

유선전화 매출감소를 우려해 인터넷 전화에 소극적이었던 KT가 올해부터 가정용 인터넷 전화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입자 유치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KT는 100만명,LG데이콤은 140만명,케이블TV 진영인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100만명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LG데이콤이 인터넷 전화 가입자 확보에 가장 적극적이지만 번호이동제 실시를 앞두고 KT 하나로텔레콤 KCT 등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 집전화는 대부분 인터넷 전화로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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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폰.소프트폰=인터넷 전화는 설치 방식에 따라 PC에 소프트웨어를 깔아 쓰는 소프트폰 방식과 전용 전화기를 꽂아 쓰는 하드폰 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하드폰 방식은 전화기를 초고속인터넷 선에 연결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LG데이콤의 'myLG070'과 삼성네트웍스 '삼성와이즈070'이 하드폰 방식이다.

스카이프,네이버폰,네이트폰 등은 소프트폰 방식으로 젊은 층이 선호한다.